지구와 국민을 위한 옳은 길

오영민 연세대 교수
오영민 연세대 교수

인류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할만한 효과적인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제시되는 수단들은 경제성, 효율성 때문에 대안들의 목록에서 제외되기 부지기수다. 원자력 발전이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매우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원자력을 녹색에너지로 분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최종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였다는 점은 원자력발전에 거는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기대를 명백히 보여준다. 설계, 시공, 운영에 뚜렷한 강점을 가진 우리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원자력 산업계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두 가지 가치(value)가 있다.

첫째, 원자력 산업계의 떨어진 신뢰(trust)를 되찾아야 한다. 과거,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 위조와 납품 비리에 고개 숙인 원자력 산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 비밀주의 등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된다. 자성과 반성이 철저한 행동으로 이어져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아야 원자력 산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음을 새겨야 한다.

둘째, 안전(Safety)은 교환할 수 없는 가치임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가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훌륭한 기술적 방호체계를 갖추고 있고 명백히 안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증유의 사건과 사고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그 누구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에 휩쓸려 폭발할지 몰랐으며, 소중한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되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불의 고리 한복판에 있는 일본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우리로서는 원자력 발전소 자체의 안전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의 안심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지역주민의 안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연재해와 동시에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나도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즉 지진, 침수, 산불, 산사태, 화학사고와 같이 예상되는 모든 재해와 방사능 누출이라는 복합재난에서도 지역주민의 안전을 보호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공황(Panic)에 빠지지 않고 방사능 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호 마스크와 신속하고 안전한 소개(evacuation)를 위한 이동수단 그리고 방사능 피폭을 감지하여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필요로 한다.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방사능 복합재난시 대응수단을 구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천문학적으로 발생하기 희박한 방사능 복합재난 상황일지라도 국민들의 보호에 대해서는 원자력 산업계 모두 안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준비된 자세가 있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의 효율적인 건설과 운영은 우리의 자랑이고, 깨끗하고 안전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수백만 명이 살고 있는 원전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야 말로, 어떠한 정치적 환경에서도 지속발전 할 수 있는 원자력 산업계의 가치이며 자산임이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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