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부지 곳곳 방사선량계 측정기 설치
      원전 부지 대부분 0.1~6 마이크로 시버트(uSv) 검출    
      근무자 일반 마스크 쓰고 식사 땐 벗고 음식물 섭취
      사고 난 2호기 앞에만 340,7마이크로시버트 측정돼 
      20분 머물 경우 흉부 X-ray 1회 찍는 수준 해당돼

기자가 오염수 탱크에서 유해물질을 걸려낸 처리수를 들고 있다.(사진 왼쪽), 후부시마 원전 시찰단이 후쿠시마 제2원전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기자가 오염수 탱크에서 유해물질을 걸려낸 처리수를 들고 있다.(사진 왼쪽), 후부시마 원전 시찰단이 후쿠시마 제2원전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후쿠시마 시찰단과 기자는 12월 13일 오전 10시 동경전력폐료자료관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고 원인 및 수습 대책 활동, 지역주민 소개 방안, 국제사회에 미친 영향, 동경전력의  복구 현황 영상자료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곧바로 일행은 후쿠시마 사고 현장인 제1원전에 도착해 아베 슈니치 후쿠시마 폐로 담당 부소장, 키모토 다카히로 폐로자료관 부소장으로부터 도쿄전력의 사고대처 과정 및 직원들의 현황, 복구 진행 등 재생프로젝트와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제1원전 사무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끼니를 때웠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난 현장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도쿄 전력 관계자에게 원전 내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식사가 가능하냐”고 묻자 아베 슈니치 후쿠시마 폐로 담당 부소장은 “전 직원이 원전 내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슈니치 후쿠시마 폐로 담당 부소장은 “2011년 3월 사고 초기에는 크고 작은 것을 대처하느냐 힘들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돼 10년 후 폐로 계획도 세웠다”며 “오늘 현장을 보면서 가장 궁금해 하는 처리수의 안전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거짓말 없이 깨끗하게 솔직히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복구가 한창이던 2014년에는 동시에 여러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7500명~8000명이 한꺼번에  근무하고 있었고, 현재는 사고 복구가 많이 진척돼 3200명에서 5000명 가까운 직원들이 후쿠시마나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곳곳에는 방사선량 측정기가 설치돼 작업자나 직원들이 언제든지 방사선량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원전 부지내 방사선량은 기상과 날씨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대부분의 공간 선량은 0.1~6 마이크로 시버트로 측정됐다.

사고가 난 2호기 바로 앞 공간에서만 시간당 최대 340.7마이크로 시버트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해당 위치에서 20분 정도 머무를 경우 흉부 X-ray를 1회 찍는 수준으로 인체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이다.

아베 슈니치 폐로담당 부소장은 “2022년 기준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서 방호복을 입고 작업해야 하는 장소는 부지 면적의 4%에 불과하며, 부지 내 대부분 지역에서는 일반 작업복을 입고 근무한다”고 밝혔다.

원자로 건물 내외부에서 작업하거나 ALPS(다핵종 처리시설) 관련 설비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근무자들은 일반 작업복으로 근무가 가능하다.

기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복구 현장은 의외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꼈다. 일반 작업복과 제염 작업복으로 구분해 입은 직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반 작업복을 입은 근무자들이 대부분이고 제염 작업복 근무자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만큼 후쿠시마 원전 내에는 제염을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 가운데 가장 큰 사고가 난 원전 1.2호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일행에게 요청했다. 이곳은 후쿠시마 사고 원전 가운데 방사선 수치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장시간 머무르지 않을 경우 인체에 큰 영향이 없기 때문에 우리 일행은 물론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이한 사항은 원전 1.2호기 바로 앞 나무와 풀이 새파랗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사고 이후 몇 년이 지나자 저절로 나무와 풀이 해마다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부지 내에는 100년이 넘은 고령의 벚꽃 나무 수십 그루가 도로에 별탈없이 잘 자리고 있었다.

기자가 왜 방사능에 오염된 벚꽃나무를 제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동행한 키모토 다카히로 폐료자료관 부소장은 “메이지 시대에 심어진 수십그루의 100년된 벚꽃나무는 제염을 거쳤기 때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이 잘 피어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국제적 관심이 많고 일본 시민단체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오염수(일본은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처리수라고 말함) 저장 장소를 가봤다.

오염수 저장장소 바로 옆에는 일반 바닷물과 처리수를 구분해 광어, 전복 조개 등 400마리를 양식하며 모니터링 대조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산물을 키우는 도쿄전력 직원은 “처리수에서 양식한 수산물도 일반 바닷물에서 키운 수산물처럼 잘 크고 있고 이상이 없다”며 “각종 방사능 관련 성분을 검사한 결과 특이한 문제점이 없어 충분히 먹을 수 있다”며 말했다. 

도쿄전력이 처리수를 바닷물과 섞어 태평양에 보낼 1Km 처리수 방류장(왼쪽). 요시자와 희망의 목장주가 목장 주변 오염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전력 “90% 이상 제염 마쳐 ‘안전하다’” 주장해
      일본 정부 올 봄부터 1KM 해저터널 통해 방류 예정
      국제사회, 日 IAEA 기준 정확히 지키는지 확인해야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금도 먹을 수 있냐는 기자 질문에 “지금도 먹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가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허락하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식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호주 등 태평양 연안국들의 최대 관심사인 오염수 처리방법과 방류시기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사고 초기에는 매일 500톤 이상의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됐지만 현재는 약 130톤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안정적으로 오염수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진내에는 제염 또는 오염물질을 제거하지 않은 오염수가 담긴 탱크(130만t) 1600여개를 보관 중에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올 봄부터 세슘이나 스크론튬처럼 인체에 유해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처리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특히 오염수가 담긴 탱크 1600여개에서 64개 방사성 핵종 가운데 탄소와 삼중수소를 제외한 62개를 ALPS라는 처리 시스템을 통과한 처리수만을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현재 처리수에는 세슘과 스트론튬이 불검출 되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와 화학적 물성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제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전체에 보관된 삼중수소의 양을 묻는 질문에 아베 슈니치 폐료담당 부소장은 “2022년 12월 기준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와 처리수 저장탱크에 저장된 삼중수소 총량은 780TBq(테라베크렐)에 달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이를 매년 22TBq씩 나누어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고범규 간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표현하면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삼중수소의 총량은 2.2그램이다. 그리고 도쿄전력은 이를 매년 22TBq씩 나누어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것도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바꾼다면 0.062g씩 매년 방류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양은 우리나라 원전이나 프랑스 등 외국에 비해 그리 많은 양이 아니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내 현장 시찰을 마치고 도쿄전력 관계자, 일본 산업협회, 원자력산업신문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원자력신문
후쿠시마 원전 부지내 현장 시찰을 마치고 도쿄전력 관계자, 일본 산업협회, 원자력산업신문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원자력신문

실례로 프랑스 삼중수소 백서에 따르면 라 헤이그 제처리 시설의 경우는 2015년에 삼중수소를 36g을 방류했으며, 그 뒤로도 십 수 그램을 매년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AEA가 규정하는 단일 원자력 시설에서 배출할 수 있는 삼중수소의 양은 연간 최대 100그램까지다. 이 수준의 삼중수소까지는 환경 및 주변 주민들에게 충분히 적은 영향이라는 의미라고 고 간사는 부연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처리수를 배출하기 위한 희석 시설도 거의 완공단계에 있다. 2000톤 용량의 저수조에 바닷물와 함께 리터당 1,500 베크렐로 희석한 다음 1Km 가량의 지하 배수관을 통해 태평양으로 흘러 보낼 계획이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자료를 참고하면 리터당 삼중수소가 76,010베크렐 들어있는 물을 매일 2리터씩 마신다면 연간 1mSv의 방사선에 피폭하여 권고 기준치에 만족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희석된 처리수가 바닷물과 다시 한번 섞이면서 리터당 수십 베크렐 농도로 떨어지는 만큼 처리수 방류가 태평양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태평양 연안국들은 의심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아직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5개의 탱크에서 7개 핵종 샘플을 측정한 자료만 공개했지, 당초 약속한 64개 핵종 측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부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달노키 베레스 페렝 미국 미들버리 국제대학원 교소는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버리는 행위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고, 후쿠시마 원전이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염수를 내진탱크나 콘크리트화하여 장기보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처리수 방류에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시 IAEA 기준을 정확히 지키고 있는지. 오염수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숨김없이 공개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