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선 이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앱스필와 상용화 추진 
김태훈 박사팀“전자선을 물질에 쪼여 분자 구조 변환시켜”

한국원자력연구원 김태훈 박사 연구팀은 ‘전자선 이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95% 이상 제거했다. 사진 = 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김태훈 박사 연구팀은 ‘전자선 이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95% 이상 제거했다. 사진 = 원자력연구원

국내 원자력계 연구진이 전자선으로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전을 추진해 커다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정병엽)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전자선으로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 (주)앱스필(대표이사 김동환)에 기술 이전하는 기술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자 가속기를 이용한 산업용 기능성 필터 제품 등을 주력 판매하고 있는 (주)앱스필은 친환경 소재 개발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번 기술 실시 계약 체결을 계기로 민간 사업장에 시제품 설비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기술 상용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방사선융합기술연구부 김태훈 박사 연구팀은 전자선을 물질에 쪼여 분자 구조를 변환하는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자 가속기를 이용하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높은 에너지의 전자들이 물질의 분자 구조를 직접 파괴하거나, 다른 물질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술은 전자선으로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가스 형태의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염 형태의 에어로졸 입자로 변화시킨 후 전기적 성질을 띤 세정액을 분무해 제거하고, 깨끗한 공기를 배출할 수 있다.

또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대용량으로 동시에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어 현재 상용되는 기술 대비 시설 투자 비용 약 50%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존 기술은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따로 처리해 설비가 각각 필요할 뿐만 아니라 물에 잘 녹지 않는 질소산화물을 높은 온도에서 촉매를 이용해 제거한 후 물에 잘 녹는 황산화물을 습식으로 세정해 제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전자선 기술은 별도의 고온 처리나 고가의 촉매가 필요 없어 기존 기술 대비 연간 처리비용도 약 10%가량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현장 검증을 수행했다. 대전에 위치한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가스로 한 달간 실증한 결과,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95% 이상이 제거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환경부로부터는 ‘녹색기술*’ 인증을 받아 기존 기술 대비 비용을 절감하고, 오염 물질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 개발 관련 국내 특허 등록도 마쳤다.

이번 연구개발은 2018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원이 보유 중인 국내 유일의 이동형 전자 가속기를 이용해 기초 기술개발부터 기술이전까지 순차적으로 성공시킨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주한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이번 기술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뿐 아니라,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같은 다양한 유해 물질의 제거도 가능하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자선 등 대체 불가 방사선 강점 기술 육성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용어해설
* 녹색기술:「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의거,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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