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전기협회 안호현 KEPIC처장]

원자력르네상스를 맞아 바야흐로 원자력산업의 붐이 일고 있다. KEPIC처는 향후 원자력산업의 부흥을 위해 그 한 가운데 서있다. 국내 기업이 원자력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KEPIC 자격인증제도(품질시스템 인증·공인검사 등)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KEPIC인증은 국내 제도화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과 신뢰성 및 품질확보를 위해 설계, 제조, 시공, 운전 시험 및 검사 등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상세 기술표준이다. KEPIC처 수장인 안호현 처장은 그래서 올해를 ‘KEPIC 해외 적용의 원년’이라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UAE에 수출키로 돼있는 APR 1400 원자력발전소는 현재 KEPIC을 적용해 설계되고 있으며 건설 중인 신고리3,4호기와 동일한 노형이다. UAE 원전에 KEPIC을 적용한다는 자체가 큰 의미다. 1987년부터 KEPIC 개발에 대한 기초조사가 실시되고 1995년 최초의 KEPIC이 발행된 지 15년 만에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쾌거를 우리나라 표준업계에서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제 저희 대한전기협회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KEPIC의 국제화와 선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안호현 KEPIC 처장을 만나 KEPIC이 해외에서 적용되는 원년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그의 원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원자력르네상스를 맞아 원자력기자재 업체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전기자재 납품 업체들의 KEPIC인증에 대한 인식도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 4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물론, 건설,·중공업 등 관련 기업들이 1조 달러 규모의 세계 원전 시장 쟁탈전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총 430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UAE 다음으로 수출이 유력한 국가는 터키와 요르단이 꼽히며,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도 수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앞으로 30기 안팎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며 중국은 계획 중인 것만 90기에 이른다. 인도는 지난해 400만㎾인 원전 설비를 2032년까지 6,300만㎾로 확대할 계획으로 50여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전망이다. 국내 원자력관련 기자재 공급 업체들도 상당히 고무돼 있고, UAE 원전수주 공식발표 이후에 KEPIC 인증에 대한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KEPIC에 대한 인지도 또한 상당히 확산돼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된다. 한전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기 때문에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참여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현재 KEPIC 인증을 취득한 업체는 물론이고, 신규로 인증을 취득해 한수원에 원전기자재 업체로 등록이 되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향후 1,200조원에 달하는 세계원전시장에서 국내 기자재 공급업체들의 상당한 매출증대가 예상된다.

Q. 일각에서는 KEPIC인증에 대한 인증료에 대한 불만의 표시도 나온다. 사실상 국제표준인 미국의 표준인 ASME와 IEEE 등과 비교해 금액적인 부분이나 인증의 공신력, 절차 등 전반적인 사항은 어떤가.
- KEPIC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관련기관들이 품질보증제도의 도입 및 적정인력의 확보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준비 작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짧게는 6개월에서부터 1년 정도 소요되다 보니 비용문제가 대두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인증비만을 놓고 볼 때 현실적으로 비용에 대한 불만이 나올 상황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현재 국내업체가 미국기계학회 즉 ASME로부터 인증을 받기 위해 지불해야할 인증비는 업종 및 규모 등에 따라 4만달러에서 8만달러 정도다. 원화로 환산하면 4,500만원에서 1억 원 가까이가 된다. 하지만 KEPIC 인증비용은 ASME 인증비용의 절반 이하에도 미치지 않는다. KEPIC 인증제도는 원전의 안전성과도 직결돼 있는 중요한 품질보증 시스템의 한 축으로서, 미국의 ASME 인증제도를 근간으로 해 국내 실정에 맞게 개선 보완했으며 국내 원자력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뤄낸 시스템으로서 ASME 인증제도에 버금가는 합리적이고, 공신력을 갖춘 제도라고 생각한다.

Q. KEPIC 경험을 토대로 UAE 원전 품질인증운영시스템도 수립해 나가는 등 앞으로 KEPIC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향후 KEPIC처의 운영계획은.
- KEPIC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2010년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올해는 2006년부터 시작된 KEPIC개발 5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기로서 2010년판을 적기에 발간해야 한다. 특히 표준의 국제화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 참조표준과의 부합화를 추진하고 그 시차도 1년으로 유지하는 한편 국?영문판으로 발행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음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6단계 개발 사업을 포함한 KEPIC중?장기사업 세부추진계획의 수립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KEPIC 개발사업 심사분석 결과를 토대로 5단계사업 종료 이후 후속계획의 기본 틀이 되는 중장기 추진 기본방안을 수립해 정책위원회와 운영협의회의 심의를 마친 바 있다. 올해는 이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2011년부터 6단계 KEPIC 개발 사업이 차질 없이 착수될 수 있도록 정부,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긴밀한 협조체제 유지 등을 수행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UAE원전에 KEPIC 적용에 따른 과제의 수행이다. 해외 건설프로젝트에 처음으로 KEPIC이 적용되는 만큼 UAE에 적용할 2000년판의 조속한 영문판 발행과 함께 예상되는 문제점의 사전 발췌 등을 통해 원전의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또한 UAE와의 협력과제로 되어 있는 품질인증센터 설립을 위해서도 제도와 자료의 정비, 인력풀의 확보 등 준비 작업을 빈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Q. KEPIC 중장기사업계획은 어떤 목표와 전략을 갖고 수립하려고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 앞서 말한바와 같이 올해는 KEPIC처로서 본다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KEPIC처장으로서 중장기사업계획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선 올해는 2006년부터 시작된 KEPIC개발 5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기로서 2010년판을 적기에 발간해야 한다. KEPIC개발이 시작된 1987년부터 6단계 개발이 끝나는 2015년까지를 선진국 기술의 도입을 통해 국내 표준을 개발하고 전력기술의 표준화를 도모해 온 '표준화 기술자립 단계'라고 본다면, 2015년부터는 수요중심의 기술을 연구하고 국제표준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전력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 ”표준기술의 선진화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 중장기 계획의 목표라고 하겠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시작되는 KEPIC개발 6단계를 통해 표준기술 선진화를 위한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6단계에서는 'KEPIC의 국제화로 전력기술 선도'라는 비전을 갖고 '기술선진화 촉진', '국제 표준화 역량 강화' 그리고 '사용자 만족의 실현'이라는 3가지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달성해 나갈 방침이다. 6단계가 끝나는 2016년 이후는 표준기술 선진화 단계로 국제위상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요중심의 기술을 연구하고 국제표준 공동개발에 전력투구하겠다.

Q. 개인적인 포부와 비젼 그리고 협력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특별히 개인적인 포부라고 말씀드릴 것은 없고,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올해는 5단계 사업의 종료와 함께 2010년 판을 국?영문으로 적기에 발간하는 것과 KEPIC의 해외적용 원년으로서 차질 없이 UAE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일, 그리고 새로운 6단계 사업에 대한 정부 및 관련기관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일에 매진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의 해외수출에 긍지를 갖는 것처럼 이 설비들이 우리나라 기술기준에 의해 설계되고 건설된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정부 및 전력산업계 종사자 모두가 KEPIC을 아끼고 사랑하여서 세계 어느 기준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해달라.

이력사항
1977.  6  한국전력공사 입사
1980. 11 고리원자력본부 품질관리계장
1982. 10  교육기획분야 해외훈련 (1년 미국 벡텔사)
1983. 10  원자력발전처 기술과장대리
1989.  7  원자력안전실 홍보부장대리
1994.  4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홍보사업부장
2001. 12  한국원자력문화재단 기획관리실장
2006.  6  대한전기협회 홍보실장
2008. 12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 (현재)
 
상훈
1987.  6 동력자원부장관상 (영광3,4호기 건설 유공)
1990.  7 동력자원부장관상 (원자력발전백서 발간 유공)
1997. 12 통상산업부장관상 (원자력사업진흥 유공)
2002.  9 산업포장 (원자력안전 유공)


KEPIC이란 1987년 정부와 한전에서 전력산업기술 자립정책의 일환으로 개발한 것으로 국내 표준형 전력설비의 건설 및 운전에 적용하는 단체표준이다.
대한전기협회 KEPIC처에서 수행중인 '원자력국제표준화 기반구축 사업'은 우리나라 원자력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위해 2007년부터 매년마다 국제표준회의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의 국제표준제안을 위해서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EPIC처는 사업총괄팀, 원자력기술팀, 화력기술팀, 전기계측팀 등 4개 팀과 자격인증, 교육, 품질관련 KEPIKC개발의 업무를 담당하는 인증심사실로 조직체계가 구성됐다.
사업총괄팀은 기획과 예산 등을 총괄하고 원자력기술팀은 원자력국제표준화, 원자력분야 KEPIC개발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일반기계분야 KEPIC개발 등은 화력기술팀에서 전기계측분야 KEPIC개발등과 관련해서는 전기계측팀이 전담하고 있다.
최근 원자력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원자력 계측제어의 설계, 규제 등에 대한 국제 사회의 표준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유럽중심의 국제표준화 회의에 미국, 한국, 일본의 참여가 활발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원자력 수출국가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기술표준원은 지속적인 국제표준 제안 및 전문가 활동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원자력 기반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 시킬 계획이다. 이는 향후 20~30년 내에 600조에 이르는 국제 신규 원전 건설시장에서 국제표준을 통해 수출시장 선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1987년 정부에서 원자력분야 기술자립계획의 일환으로 원전산업 기술기준 개발방안을 수립하고 한전에 타당성 조사를 권고함에 따라 한전에서 타당성 검토를 거쳐 개발방향을 정하게 됐다. 그 후 1989년 12월 정부의 원전 기술자립 및 표준화 정책과 연계해 기술기준을 개발토록 제의함으로써 한전 주관으로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설비 및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기준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1987년부터 시작된 개발방향 정립 연구를 1단계로 보고, 주로 발전분야 185종의 KEPIC이 개발된 2단계(1992~1995년)까지는 KEPCO에서 사업을 수행했으며 1995년부터 대한전기협회 내에 KEPIC처를 설치하고 개발업무가 KEPCO으로부터 이관돼 지금까지 개발업무를 전담해 오고 있다. 특히 인증과 관련해서는 품질보증 일반요건 등 제도적 기준의 개발업무와 함께 원자력품질보증 자격 인증 심사 수행을 비롯해 용접?비파괴검사 등 전문교육과 공인검사원 자격인정교육 등 KEPIC의 산업계 적용과 관련된 모든 연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주)을 비롯해 현대건설과 같은 시공업체 그리고 제조업체 등 약 160개 업체가 KEPIC 인증을 취득하고 있다.
현재 원자력, 화력발전과 송ㆍ변ㆍ배전 분야에서 KEPIC을 적용하고 있고 향후 각종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국내 KEPIC은 현재 ISO와 IEC 정보센터에 등록된 상태로 국내 단체표준 기관으로는 유일한 표준이고 사실상 국제표준인 미국의 표준인 ASME와 IEEE 등과 동일하게 개발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와 함께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확보 경쟁을 현명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전력분야 단체표준인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5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한편, 6단계 사업의 효율적 준비를 통한 KEPIC의 국제화, 확대적용을 위한 신규 코드개발, 활발한 국제표준화 공조활동 강화, 자격인증업체들의 비용절감 기여 등을 시현해 나감으로써 ‘국제적 위상확보 및 국내 전력기술 집약’ 이라는 KEPIC사업의 최종 목표 달성에도 박차를 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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