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터뷰=조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열수력안전연구부 박사]
원자력 대국민 신뢰성 제고 ․ 향후 원전 수출전략화 기여

“3대 미자립 기술인 원자로냉각제펌프(RCP) 국산화 사업은 산·학·연·관 등 관련 기관 및 기업 간 좋은 협력의 사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원전의 핵심기기인 RCP의 국산화에 참여함으로써 원자력 기술에 대한 대국민 신뢰성 제고 및 향후 원전의 수출전략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더욱이 이번 수상한 유공 표창을 통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전기술 자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 석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겸손하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07년 8월부터 시작된 APR1400 급 원자로냉각재펌프(RCP, Reactor Coolant Pump) 국산화 사업은 원전기술 자립의 완성을 목표로 RCP의 설계·제작은 두산중공업(주)가 그리고 성능검증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관하는 이원적 기술개발체제로 진행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0년 2월에 성능시험설비의 상세설계를 완료하였고, 2012년 6월에 원내 3,600 m2 부지에 전용시험설비의 구축을 완료한 후 2013년 6월에 국산 시제품 RCP에 대한 성능시험(500 시간 시험)을 완료했다.

조 석 책임연구원은 성능시험설비 구축 및 시운전, 그리고 시제품 성능시험 등의 과정에 참여하여 시험설비의 최적화, 성능검증 및 평가기술개발 완성을 주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신한울 1,2호기에 설치될 총 8대의 국산 RCP에 대한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RCP 검증시험 및 평가기술은 펌프의 열수력 성능과 더불어 회전축 및 프레임의 진동특성, 축 밀봉계통의 밀봉성능, 각종 베어링의 냉각 및 윤활 성능, 회전 구동체로서의 모터 성능, 각종 보조기기의 성능, 그리고 펌프 전·후단에서의 압력맥동특성과 관성서행특성 등에 대한 성능 및 설계요건 만족 여부를 종합적으로 입증하는 일련의 과정으로써 관련 기술 분야에 대한 융합적이고 심도 있는 지식을 필요로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RCP 검증시험 및 평가기술 국산화 과정 중 많은 시행착오와 기술적 오류를 극복하고 관련 기술을 세계 최고화 하였으며 이 과정 중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 예를 조 석 책임연구원이 이제야 조심스럽게 밝혔다.

“6.9 m3/s에서 10.2 m3/s에 이르는 폭넓은 유량조건에서의 성능검증을 요구하는 RCP 시험요건을 만족하기 위하여 시험설비에는 한 개의 주 배관과 두 개의 가지배관을 설치하였고 각 가지배관에는 두 개씩의 유량조절밸브를 설치하였다. 가지배관으로 분기되었던 유동은 다시 주 배관으로 모이게 되는 구조로써 가지관으로부터 유입되는 유량의 불균형은 주 배관 내에서 회전유동과 같은 유동불안정성을 유발하게 되었다. 배관 내 유동불안정성은 유량 측정 오차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RCP 회전축 및 프레임의 진동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켜 시험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그 당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큰 장벽에 부딪쳤던 사례를 들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러한 유동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하여 Etoile-형 유동안정기를 설계하여 주배관 내에 설치하였고, 특히, 가변오리피스형 유량제어밸브(VRO, Variable-type Restriction Orifice flow control valve)를 자체 개발하여 실용화하여 검증시험을 통해 주 배관 내 유동불안정성 해소를 확인한 바 있다. 또한 VRO의 개발을 통해 RCP 성능시험 효율을 제고하여 시험비용 절감과 같은 경제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였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부심은 더 할 나위 없다고 술회했다.

조 석 책임연구원은 “국산화를 이뤄서 신한울 1‧2호기에 설치 완료했지만 ‘신기술 적용’에 대한 원전의 안전성 강화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며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해 품질의 개선 또는 보완돼야 할 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전술한 바와 같이 APR1400 원전용 RCP 국산화 사업은 두산중공업(주)가 RCP를 설계·제작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성능시험을 수행하는 이원체제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한국전력기술(KEPCO-E&C)이 RCP 제작 및 성능시험 요건을 개발하였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및 한국수력원자력(KHNP)이 감사를 수행하는 등 개발에 관련된 기관 및 기업들이 서로 독립적인 위치에서 각자의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유관 업무에서는 상호 협력함으로써 국산화의 신뢰성과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업무체제와 더불어 기술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체계의 구축을 통해 우리의 원전이 더욱 더 안전해 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며 앞으로 유관기관들이 더욱 긴밀한 협조방안과 유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고 조 석 책임연구원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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