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안전 국제공동연구 ‘OECD-ATLAS’ 정기회의 UAE서 열어
원자력硏 “APR1400 안전성 평가ㆍ검증할 기술력 수출도 기대”

2009년 UAE에 수출한 바라카원전의 운영을 앞두고 UAE가 우리나라의 원자력 안전 기술에 한층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관하는 OECD/NEA(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의 원전 안전 국제공동연구 ‘OECD-ATLAS’ 2차 프로젝트(2017년~2020년)가 순항중인 가운데, 프로젝트의 올해 첫 정기회의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UAE 아부다비에서 열려 화제다.

OECD-ATLAS 국제공동연구는 2014년부터 안전성 강화를 위한 심층방호 개념에서 경수로의 설계기준초과 다중고장사고(또는 설계확장조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 이해 기반 확대를 위해 진행 중이다. 사진은 OECD-ATLAS 2차 프로젝트 정기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OECD-ATLAS 2차 프로젝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이 자체 기술로 설계‧건설해 운영 중인 원전 안전 연구시설 ATLAS(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를 이용해 주관하는 국제공동연구로서 우리나라(KINS, KHNP CRI, KEPCO E&C)를 포함한 ▲미국(NRC) ▲프랑스(EDF, CEA) ▲독일(GRS) ▲스페인(CSN) ▲스위스(PSI) ▲중국(SPICRI, CNPRI, NPIC) ▲벨기에(BelV, ENGIE) ▲체코(UJV) ▲UAE(FANR) ▲일본(JAEA) 등 11개국, 18개 기관이 참여하는 원전 안전성 향상이 목적이다.

또 2차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총 비용은 300만 유로(한화 약 40억원)로, 국내 컨소시엄은 이 중 절반인 150만 유로를 부담하며, 나머지는 해외 참여국이 분담한다.

이번 회의에는 프로젝트 참여기관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으며, ATLAS에서 수행 중인 다중고장사고 실험, 차세대 안전계통 실험 등 다양한 안전 실험 데이터를 분석, 공유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또 UAE 빅터슨(Viktorsson) UAE 원자력규제청장이 참석해 UAE 원자력 현황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OECD-ATLAS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시설인 ATLAS는 원자력연구원이 2007년 자체 기술로 설계, 건설해 운영 중인 세계적인 대형 연구시설이다. 원전의 원자로계통, 안전계통 등을 상세하게 축소 제작함으로써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냉각재 상실사고, 급수관 파손 등 다양한 사고 상황을 실제 압력과 온도로 모의할 수 있는 현존 최적의 실험장치이며, 우라늄 핵연료 대신 전기 히터를 사용함으로써 방사선 사고 우려가 원천적으로 없는 것이 장점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앞서 16일에 참석자들은 UAE 안내에 따라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둘러봤으며, 이 자리에서 UAE 관계자들은 “향후 원전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 기술력 증진과 이슈 해결을 위해 OECD-ATLAS 프로젝트에 더욱 적극 참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OECD-ATLAS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시설인 ATLAS(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장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7년 자체 기술로 설계, 건설해 운영 중인 세계적인 대형 연구시설이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ATLAS는 국내에서 건설, 운영 중이고 UAE 바라카에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주요 원자로 계통을 축소 모의한 실험시설로, 실제 운전 조건과 동일한 상황에서 다양한 가상 사고를 모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고에 대비해 원전을 안전하게 유지, 운전할 수 있는 종합 검증이 가능해 2009년 원전 수출 과정에서도 UAE 측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ATLAS 2차 프로젝트 착수회의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된 정기회의로, 프로젝트 참가국 중 하나인 UAE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UAE에서 열리게 된 것.

최기용 열수력중대사고안전연구부장은 “이는 과거 OECD-ATLAS 1차 프로젝트 당시 프랑스와 한국에서 번갈아가며 회의가 개최된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UAE는 이번 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FANR과 원자력공사(ENEC), 그리고 칼리파과학기술대학(KUST) 등 규제, 사업기관과 학계가 지속적인 협력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부장은 “UAE는 바라카 원전 운영을 앞두고 ATLAS 등 APR1400의 안전성을 평가, 검증할 수 있는 한국의 세계적인 원자력 안전연구 시설과 기술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 간 기술 협력 확대를 통해 UAE 안전 기술력 증진은 물론 국내 기술의 추가 수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OECD-ATLAS 2차 프로젝트는 1차 프로젝트(2014년 4월~2017년 3월)의 성공적 완료를 계기로 경수로 안전현안 해결과 계통 안전해석코드의 성능 개선을 위한 후속 국제공동연구의 지속적인 추진을 바라는 참여국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개시됐으며, 원자력연구원의 ATLAS를 이용해 획득한 데이터를 핵심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1차에서는 설계기준사고(DBA)를 주된 모의대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했지만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경수로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다중고장 고위험 설계기준초과사고(bDBA) 및 피동안전계통에 대한 사고 진행과정을 규명하고, 원전 안전성을 예측하는 안전해석코드를 검증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2차 프로젝트에서도 설계기준초과사고(bDBA)를 더욱 심도깊게 모의하고 원전 안전성 향상을 위한 검증 데이터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원전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을 때도 중력과 같은 자연현상을 통해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는 ‘피동안전계통’ 등 차세대 안전 개념에 대한 연구를 광범위하게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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