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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공포 “정확한 위험관리, 왜곡된 불안서 해방될 수 있어”국회토론회, 주택 내 라돈 측정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정책 필요
소비자 스스로 보호 가능한 현실적 개선 조치ㆍ커뮤니케이션 시급

‘라돈침대’ 사태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에 빠졌다.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제품 24종에서 방사선 피폭량이 기준치를 최대 9.3배 초과했다는 원자력안전위원의 발표 이후 사용자들이 집단피해 소송에 나서고 소비자들의 불신감은 공포에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히 침대업체만의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음이온 공기청정기와 드라이기 등 가전제품과 팔찌, 옷(속옷), 벽지, 마스크팩에서 여성용품까지 국내 음이온 제품의 90%는 라돈을 내뿜는 모나자이트를 쓰고 있지만 각종 제품인증을 위한 검사에서도 방사능은 빠져있으며, 일원화 되지 않은 관리체계가 국민의 안전을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라돈(Rn)은 흡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공산품 내 방사능을 제한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 가이드에 따라 각국 정부는 각국 기준에 맞게 방사선 물질의 유통관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효율적인 통합관리가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로 20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이번에 대진침대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모나자이트의 유통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원료로 만든 제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결국 ‘라돈침대’ 사태는 안일한 대처가 키운 ‘인재’라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맞는 장단기 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 ‘생활 속 방사능’에 대한 관리강화 및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월 29일 대진침대 본사를 방문해 원안위 상주 직원으로부터 수거된 침대 현황을 듣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강 위원장은 대진침대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수거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정부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환되는 매트리스에 대해 적합 여부도 철저히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제공=원자력안전위원회

지난 5일 이언주(바른미래당) 국회의원과 국회 경제민주화정책 포럼 조화로운 사회가 주최하고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주관하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위험통제의 현실과 국민보호방안’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라돈 위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과학적 합의를 토대로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뤄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또 ‘라돈침대’ 사태의 핵심은 모나자이트의 관리이며, 그 동안 법적 기반이 취약했던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 등 관련법의 개정도 시급함을 깨달았다. 결국 ‘라돈’에 대한 정보의 정확한 공유를 통해 소비자가 왜곡된 불안에서 벗어나 실제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의 ‘방사능 위험소통의 현실과 국민보호방안’에 대해 주제발표에 이어 ▲김철한 고려대 안산병원 핵의학과장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조성경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김준호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사무관 ▲김동호 산업자원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과 과장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생활방사선안전실 책임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정용훈 교수는 방사선량 안전기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국민들이 방사능에 대한 위험 인식은 하지만 방사능량이 얼마나 있고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사능 위험에 관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방사능에 대해 정확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를 위해 국민들에게 라돈에 대해 먼저 체중계나 체온계 수준의 감각을 길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진두 회장은 “폐암 외에는 다른 질병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불완전하기에 뚜렷한 연관관계를 찾을 수 없다는 말로 피해자들의 의혹과 분노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따라서 신속한 회수처리 요청과 함께 피해자들의 건강검진의 상담과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11년 전 의료용 온열매트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된 사건과 같이 음이온 등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수입되면서 순식간에 퍼졌는데, 앞으로 계속 나올 수박에 없을 것”이라며 “다른 유사과학 제품의 유해성 판단과 조치도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김철한 과장은 “소비자는 내가 구매한 제품으로부터 원하지 않는(자신이 함께 선택하지 않은)피폭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자연적으로 또는 항공여행이나 건강상 이익을 위해 의료적으로 받는 피폭은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불필요한 추가적인 피폭은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과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피폭의 제로(zero)화가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위해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인 대응책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대진침대는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교환ㆍ수거ㆍ폐기 등 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과장은 “아울러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모나자이트 대량 구매업체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전문가와 일반인의 언어가 많이 다름을 인식하고 국민의 시각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성경 교수(소비자공익네트워크 이사)는 “라돈은 위험한 물질임에 틀림없으며, 중요한 점은 라돈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닌 라돈의 위험이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돈의 수준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국가의 책임 있는 라돈관리를 위해 실질적인 라돈 컨트롤타워 지정과 실내공기 관리를 위한 라돈 측정서비스 제공, 건물의 라돈농도 규제기준 마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정부가 라돈을 관리해야하는 이유는 국민을 라돈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을 라돈으로 인한 불안으로부터 해제시키는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방사능 단위 통일 ▲주택 내 라돈 측정 서비스 제공 ▲라돈 관련 실질적 책임부서 지정 ▲라돈 저감 프로그램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라돈 관련 핫라인 개설 등을 제언했다.

조 교수는 “라돈은 위험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라돈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라돈의 위험이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절실할 것은 라돈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과 동시에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 공유와 국가의 책임 있는 라돈 관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이언주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예측가능성이며, 해당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제품의 생산자와 유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 공동주최한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김연화 회장도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정부가 제품 뿐 아니라 실내공기의 라돈 관리의 시급성을 확인하고, 국민들을 일상생활 속 방사선의 위험과 사회적 불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현실적인 개선 조치와 함께 위험과 불안의 확산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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