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마이스터高, 12일 글로벌전문가들과 ‘특별한 만남’
기술명장 꿈꾸는 Korean Boy’s 응원…캐나다 취업길 열려

미래의 원자력기술 명장을 꿈꾸는 마이스터고 학생들과 세계 원자력전문가들의 특별한 만남이 화제다.

경상북도 주관으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경주시 보문단지 내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국제 원자력안전 및 해체산업 육성 포럼(International Nuclear Safety & Decommissioning Industry Forum 2018)’. 첫날과 마찬가지로 ▲람지 자말(Ramzi Jammal)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조정책임관 ▲성게용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유키히로 이구치(Yukihiro Iguchi)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 부국장 ▲독일 티유브이슈드 방사선 방호, 폐기물 관리 및 해체 본부장 헬멋 휴거(Helmut Huger) ▲주한프랑스대사관 에너지신기술참사관 마크 부테즈(Marc Butez) ▲필란드 에코모더니즘협회 설립자 라우리 파르타넨(Rauli Partanen) ▲패트리시아 빌란트(Patricia Wieland) 세계원자력대학 대표 ▲이반 볼드윈 (Ivan Baldwin) 영국 에너지 코스트 비즈니스 클러스터 회장 ▲안남성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교 총장 ▲존 켈리(John E. Kelly) 미국원자력학회 회장 등 8개국의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릴레이 토론으로 진행된 둘째 날은 원자력산업 전문인력과 기능인력 양성에 필요한 정책과 방안, 원자력분야의 지역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패트리시아 빌란트(Patricia Wieland) 세계원자력대학(WNU, World Nuclear University) 대표는 “원자력계의 산업, 정부 및 학계는 지속가능한 원자력에너지 개발을 위한 원자력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세계원자력협회(WNA),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계원자력발전사업자협회(WANO) 및 OECD 원자력기구(OECD/NEA) 등의 지원으로 2003년 WNU이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빌란트 대표는 “글로벌 산업환경에 적합한 국제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기존의 대학 및 기업에서 제공하는 훈련과 교육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WNU는 특히 6주 동안 진행되는 하계 연수(SI)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으로 원자력공급망과 안전하고 청정한 원자력발전의 미래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1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하계 연수에 참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경북 울진군 소재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교 재학생 35명이 참석했다는 소식을 접한 패트리시아 빌란트 대표는 그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그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마주하니 잊고 있었던 원자력에 입문하던 나의 유년기가 떠오른다”면서 “14살 때 방사성동위원소가 사람들의 치료를 돕는다는 사실을 알고 방사선방어, 원자력발전, 핵연료 및 폐기물, 건설‧운영과 안전규제 등 원자력 전 분야를 폭넓게 공부했다”면서 “특히 원자력올림피아드(Nuclear Olympiad)에 출전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출품작의 주제를 논의하고 모형을 제작하는 과정 등이 너무도 신나고 즐거웠던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빌란트 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무엇 때문에 원자력을 공부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원자력마이스터고 원전전기제어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백재영 군은 “우리가 원자력을 공부하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원자력이 청정에너지이기 때문(There is one reason why we study nuclear power. This is because nuclear power is clean energy.)”이라고 영어로 답했다.

‘마이스터’의 최종 꿈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원자력산업계의 취업을 통해 기술명장이 되는 것이지만 인류가 개발한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원자력’의 발전과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데 작지만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이다.

그러자 포럼회장 여기저기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빌란트 대표를 비롯해 8개국 해외연사들은 “앞으로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훌륭한 엔지니어로 성장해 한국의 원자력산업은 물론 세계 원자력산업을 이끄는 차세대 인재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람지 자말(Ramzi Jammal)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Canadian Nuclear Safety Commission) 운영조정책임은 원자력마이스터고교 재학생의 캐나다 초청과 취업을 제안하는 등 향후 경북도,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교 등과 원자력 인력양성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경북 울진군 소재)는 ‘창의와 인성을 겸비한 원자력 기술인재 육성’을 비전으로 삼고 2013년 3월 개교했다. 원전산업기계과와 원전전기제어과 등 2개 학과를 개설해 현재 3학년까지 총 240여명이 활기찬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업과정은 1학년은 필수교과, 직업 기초 위주, 2학년은 직업기초, 전공기초, 외국어 위주, 3학년은 산업수요 맞춤형 교과과정을 배운다. 학급당 20명의 소수 정예, 전교생 기숙사 생활로 교육환경의 최적화를 실현하고 있다. 토익, 국가기술자격시험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해외 어학연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전문기술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 원자력 관련기업과 산학협력 협약을 통해 한수원 인재개발원 입소교육, 한울원자력본부 교육훈련센터 입소교육 및 한울원전본부 직원들과의 멘토-멘티 결연 등 다양한 현장체험학습과 산업현장 기술인과의 만남을 통해 자긍심과 전문능력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3학년 때는 기업별 산학협력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원자력 영 마이스터(young meister) 인증제’를 통해 ‘산업체 맞춤형 전문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6년 2월 마이스터 1기 졸업생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한전KPS 등 공기업 및 공무원에 39.2%,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에 11.4%가 취업했으며, 그 외의 학생들은 원전 관련 우수기관과 중견강소기업에 취업해 ‘취업률 100%’을 달성했다.

2기와 3기 졸업생 역시 평균 96%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자 경북 지역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각지의 학생들이 몰려들면서 ▲2015년 1.83대1 ▲2016년 2.65대1 ▲2017년 2.16대1 ▲2018년 1.04대1 등 입학경쟁률 또한 높다.

그러나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에너지전환 정책 이후 입학지원률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현재 재학생들(4~6기)의 취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원자력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패트리시아 빌란트 대표와 백재영군이 대화를 나눈 ‘찰나의 순간’이 너무도 감격스러웠으며, 그저 어린 줄만 알았던 학생들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다”면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서 ‘꿈과 열정’을 빼앗아간 것이 아닌가”라며 탄식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들은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국내 원자력산업계가 겪고 있는 시련과 단련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성장통”이라며 “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들처럼 원자력을 탐구하고,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끝임없는 기술(technology) 개발과 엔지니어(engineer)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저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함께라면 ‘대한민국 원자력의 미래’는 절대 비관적이지도, 어둡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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