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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문가 “폭염, 이상기후 아닌 일상 문제로 접근해야”기후변화센터, 균형있는 저탄소에너지전환 정책 추진 필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요금 인상, 그리고 장기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전환 정책이 필요하다.”

(재)기후변화센터(이사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가 지난 12일 ‘에너지전환정책, 폭염은 무엇을 남겼나?: 에너지·기후·환경정책의 새로운 관계’를 주제로 코리아나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원장 조명래),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과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냈다.

올 여름에는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특히 에너지 빈곤층은 여름철 무더위에도 비용 부담으로 인해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못한 탓에 온열질환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건강보험공단 보험료분위별 온열질환자 발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0분위 환자 발생 비율이 다른 분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시행한 ‘2018년 여름철빈곤층 실태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 가운데 68%가 폭염으로 어지럼증과 두통을 경험했으며, 호흡 곤란과 실신 경험을 앓는 등 위험 수위를 경험한 경우도 약 12%에 달했다.

이번 세미나는 폭염에 의한 현상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기후, 환경 정책의 새로운 관계와 에너지전환정책에 의한 영향 및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 개회식에는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강창희 이사장(前 국회의장)과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창희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과 최대 전력수요 예측 논란, 탈원전 정책 기조 논란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늘의 이 자리가 중요하다”며 “세미나를 통해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은 “친환경 에너지전환은 중요한 국정 과제인 동시에 세계적인 관심사”라며 “에너지전환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정책 마련과 연구뿐 아니라 개개인의 참여도 필요한 만큼 국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상엽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에너지전환정책, 폭염은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상기후가 아닌 일상의 문제로서 폭염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적응을 반영하는 에너지전환정책을 강화하면서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올 여름 상황이 2016년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당시에도 저소득층 별도의 에너지 복지정책 접근 필요, 요금폭탄에 대한 단기적 방안 필요, 냉방기 보급 여름철 바우처 등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또 산업용·주택용 요금 갈등구조 해결도 관건이었다.

아울러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하고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전기요금 재산정, 전기요금에 정책적 요소는 최대한 줄이고 주택용 전기는 더 쓰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며 “다만 올해에는 에너지 바우처를 겨울에서 여름으로 확대하고 취약계층 대책이 절실해지면서 냉·난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대두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에 대한 의견도 냈다. 그는 원전 감축에 따른 석탄발전 증가요인 및 가스발전 경쟁력 문제와 관련, “환경급전(물리적 제약, 세제조정 등) 뿐만 아니라 계약·입찰방식 변경 등 전력·가스시장 개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건전성 강화를 위해선 “입지·환경문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역 소비자 중심의 분산전원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간헐성, 최대전력수요 시기의 역할 문제 등 재생에너지발전의 전원역할 보강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빈번해지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 마련이 시급하고 균형 있고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폭염으로 누진제에 대한 논란이 많고 주택용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다는 주장이 있으나 사실 심야 시간대의 산업용 요금은 낮지만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의 요금은 높다”며 “주택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조정이 필요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더 깊이 바라보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누진제의 완화로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인 반면 요금 부담은 커서 국민 전력사용에 따른 과잉규제의 폐해가 발생한다”며 “중기적으로는 주택용 요금체계를 재정립하고 장기적으로는 실시간 요금 구조 구축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전기요금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우리나라는 주택용 전기요금이 OECD 국가 중 가장 싼 그룹에 속해 있고 이미 과거 누진제에서 대폭 완화된 상황임을 주지해야 한다”며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서는 스마트미터를 보급해 전력의 시간별?가치별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스마트미터 구축 이후 주택용을 포함한 전 소비자에게 게시별 요금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가격 신호에 기반한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 유도를 위해 시간대별 가치를 반영한 동태적 요금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고 기후변화가 가속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이 당장 더위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세대가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희 (재)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급격하게 요동치는 에너지 정책에서 기후적응을 반영한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특정 시대의 가치를 대변한 에너지 선택이 아닌 경제구조와 사회 시스템의 전환,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경 명지대학교 교수는 “에너지전환은 기존의 에너지 공급체계와 사회, 경제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고 자연환경과 기후변화와 연결된다”며 “또한 이 과정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스스로 전력을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주권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윤정 기자  ayj12@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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