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SG협회 주관…기술 문제 점검·국제표준 선도

국내외를 대표하는 전기차 대기업들과 충전기 제조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기차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를 점검하고 호환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통합 테스티벌(Test+Festival)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 안산분원에서 열렸다.

국가기술표준원(원장 허남용)이 주최하고 전기연구원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협회장 구자균)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테스티벌은 전기차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각종 오류들을 수정하고 완성차 및 충전기 제조사 간의 통일된 방식의 충전 호환성(상호운용성) 확보를 통해 친환경 전기차 상용화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전기차의 핵심 사업인 급속 충전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표준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 표준을 확보한 국가나 기업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는 현재 이러한 국제표준 선점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전기차 충전 규격과 관련해 차세대 급속 충전 표준을 만들기 위해 손을 맞잡았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국가기술표준원 주도로 자동차 제조사별로 달랐던 충전 방식을 미국의 ‘콤보1’로 통일하고 급속 충전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나셨지만 선진국 대비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의 차량 인터페이스에는 유형적으로는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를 연결하는 충전 커플러(충전설비의 접속구 커넥터와 차량 충전 접속구 인렛)가 있으며, 무형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차량과 충전기 간 통신 프로토콜이 존재한다.

유형적인 부분은 통일이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는 복잡한 무형의 통신 프로토콜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현대, GM과 같은 다수의 완성차 대기업과 다양한 충전기 중소·중견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보니 제조사별로 표준 해석의 차이가 발생해 급속 충전 시 현장에서 호환성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충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단순한 표준적합성 시험에 한정돼 있어서 완전한 호환성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번 테스티벌에는 현대 코나(2대), BMW i3(2대), GM 볼트(2대)까지 총 3종 6대의 전기차를 대상으로 6개의 충전기 제조사(대영채비, 시그넷EV, PNE시스템즈, 중앙제어, PSN, 이엔테크놀로지)가 돌아가면서 상호운용성 시험을 하고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아시아에서 이러한 대규모 전기차 급속 충전 테스티벌이 진행된 것은 최초다. 1개의 차를 급속 충전할 때 보통 50kW가 사용되고 6개의 업체가 동시에 시험을 하기 위해선 300k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 경우 높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실내 장소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연구원이 가장 적합한 시험인증기관으로 꼽힌다. 전기연구원은 시험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 7월 동일한 장소에서 사전 행사를 진행, 테스티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안상필 전기연구원 스마트그리드기기시험실 실장은 “5일간의 철저한 교차 시험을 통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 급속 충전 국제표준 및 호환성 개선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연구원과 스마트그리드협회는 올해 행사를 기반으로 매년 다양한 국내외 제조사들을 초청하는 등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