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환갑을 맞는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60년간 자랑스러운 성과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원자력연구기관으로 ‘원자력연구원’은 굳건히 자리하고 있지만 2년 전부터 불거진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부실 등 내부적 문제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외부적 환경변화가 겹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월과 11월에 발생한 두 차례의 화재는 연구원의 원자력시설에 대한 안전관리체계가 미흡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5월에는 과거의 해체 폐기물 관리 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절취매각 의혹까지 더해졌고, 9월에는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핵종분석 오류문제도 밝혀졌습니다.

외부로부터 질타와 비난이 이어졌고, 한 단체의 플래카드에는 ‘도둑소굴’이라는 황당한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오늘의 현실이 억울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로부터 비롯됐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원자력연구원의 존재가치는 무엇보다도 수준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를 통해 국가와 인류에 기여하는데 있습니다. 연구개발 측면에서 2018년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본연의 모습을 찾아간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구원의 규모와 본래 역량에 비해서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원자력에너지와 방사선분야에서 각각 훌륭한 성과들이 발표되었고, 정부에서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과 과학기술연구회에서 최근 발표한 출연연 국민체감 연구성과 280선에도 다수 선정됐습니다. 창의적인 연구의 창달과 새로운 연구주제의 도출을 위해 작년에 시작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당초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에너지전환정책 하에서도 지속적인 원자력연구개발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와 정부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여러가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내부 구성원들의 참여와 외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우리의 R&R, 즉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립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국민안심의 원자력 기술개발과 새로운 기술영역의 개척으로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한다’를 우리 연구원의 사명으로 확인했고 ▲원자력안전 혁신기술의 개발 ▲연구 성과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 ▲미래 세대를 위한 융·복합 신기술 개발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라는 5대 역할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11개의 핵심 추진과제를 도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권, 국민은 지금껏 우리가 갖고 있던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혁신적인 변화의 물꼬를 트라고 요구합니다. 2021년 이후 연구를 위한 예비타당성평가 기획에서는 개별 연구사업 몇 개의 존폐를 뛰어넘어,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연구분야의 개척과 혁신적인 연구 로드맵의 제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연구·기술 역량들을 총동원해 원전 사고 예방과 사고시 방사능 누출 극소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로 적용하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최상의 원자력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울러,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체기술을 개발하여 산업계에 제공하고, 친환경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 개발은 물론, 미세먼지, 환경오염 복원 등 국민 건강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예로부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힘, 좌절을 희망으로 이르게 하는 힘은 우리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합니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도,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서로 이해하면서 지혜와 열정을 한 데 모으는 구심력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으로 바꾸는 기적의 2019년’을 향한 걸음을 힘차게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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