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硏 “초전도 토카막 장치 이온온도 세계최초…올해 10초 이상 도전”

한국의 인공태양인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ㆍ사진)’가 세계최초로 1억℃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를 달성했다.

14일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따르면 ‘KSTAR’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연구장치 중 세계 최초로 중심 이온온도 1억℃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원리를 활용한 에너지로, 원료(중수소, 삼중수소)가 무한하며 폐기물이 적고 폭발 위험이 없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태양 중심 온도(1500만℃)의 7배인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그릇 역할을 하는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도 필요하다.

핵융합 장치는 이 같은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진공용기 속에 넣고,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가 벽에 닿지 않게 가두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이에 핵융합 장치 벽면에 직접 닿는 부분의 온도는 수천 ℃(도)에 불과하다. 핵융합 장치는 이처럼 태양에서와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고 해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것이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이번 성과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주체인 ‘이온’의 온도가 1억도 이상을 달성해 의미가 크며,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태양의 중심보다 더 뜨거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한 토카막(Tokamak)형 핵융합장치인 KSTAR는 도넛모양 장치로 특히 저항이 없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핵융합 반응을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으며,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등에서 채택했다.

이번 기록은 플라즈마 외부 뿐 아니라 내부에도 장벽을 형성해 밀폐 성능을 더욱 높인 차세대 운전모드인 ‘내부수송장벽(ITB, Internal Transport Barrier) 모드’를 구현하는 실험을 통해 달성됐으며,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향후 핵융합실증로에 적용할 결과이다.

(사진 좌)KSTAR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 플라즈마 영상 캡쳐 (사진 우)토카막 초전도자석 이미지 ⓒ자료제공=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연구소는 올해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BI, Neutral Beam Injection)를 추가로 도입해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세계 최초로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를 목표로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운영단계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을 주도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가핵융합연구개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핵융합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됐으며, KSTAR는 12년의 개발 기간을 통해 2007년 9월 건설 완공됐다. 종합 시운전을 거쳐 2008년 7월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 이후, 지난 5년간 매년 약 2000회 가량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수행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장치로 자리 잡았다.

2009년부터 본격적인 실험 운영을 진행한 KSTAR는 ▲2010년 초전도 핵융합장치에서의 H모드 세계 최초 달성 ▲2011년 핵융합 연구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핵융합 플라스마 경계면 불안정 현장(ELM)’ 제어 최초 성공 ▲2013년 플라즈마 불순물 제거기술 확보 및 H모드 플라즈마 20초간 안정적으로 유지 성공 등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에 앞장서왔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평균 5000만℃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유지 70초’를 성공과 더불어 핵융합 상용화 난제 중 하나인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돼 세계 핵융합 연구계의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 증식재를 대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완료하는 등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밖에도 KSTAR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7개국이 공동 참여해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개발ㆍ건설 중인 500MW급의 열출력을 발생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의 약 25분의 1규모로 핵융합 상용화에 필요한 난제 해결을 위한 실험을 매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성과는 KSTAR 실험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시 삼성동 소재 코엑스에서 개최예정인 국제핵융합학술대회 ‘KSTAR 컨퍼런스 2019’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발표될 예정이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직 어느 나라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우리의 강력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핵융합 기술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산업 확충 등 기반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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