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방사선진흥협회 제12대 송명재 회장]
협회 업무역량 발휘 할 시점…영세한 비발전업계 전방위 지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원자력계가 모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핵융합, 신형연구로, 가속기, 의료방사선 등 비발전으로 영역확대와 지원을 언급하면서 비발전 분야의 구심점을 담당해온 협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한해가 될 것 같다.”

2013년 12월 박근혜 정부는 ‘원자력창조경제실천계획’ 수립을 통해 국내 비발전 분야의 산업규모를 발전분야의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크게 변화된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원자력기술력의 스펙트럼을 넓혀 나가기 위해 원전해체 및 가속기 구축, 신형연구용 원자로 개발, 핵융합에너지 등 새로운 기술 개발에 매진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라”고 원자력산업계를 향한 혹독한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 방사선산업 환경이 무한경쟁시대로 체제개편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기자와 만난 송명재(사진) 한국방사선진흥협회장은 “방사선 기술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기반 기술로, 미세먼지 저감과 생활방사선 안전강화 등 급증하는 국민 안전향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사업화 추진이 시급하지만 현재 사업화를 위한 방사선분야 중소기업 중심의 제품과 기술개발 지원 사업이 미약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에 송 회장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원자력 융ㆍ복합, 방사선기술 사업화 등 미래원자력기술 육성을 위한 신규사업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총 127억 원을 투입한다는 발표에 업계에서는 쌍수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그동안 구축된 대형연구 인프라 활용을 활성화해 기업주도 R&D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해 강점ㆍ유망기술 활용하는 기술사업화를 통한 일자리창출 등에 협회가 주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2017년 4월 제12대 한국방사선진흥협회장으로 취임한 송 회장은 오는 28일 임기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와 있다. 그러나 탈(脫)원전부터 원자력 연구시설 해체 방사성폐기물 관리부실, 라돈침대 사태 등 원자력계를 둘러싸고 ‘핫이슈’가 많았던 시기에 협회장으로 지낸 2년은 그에게 남다른 시간으로 기억된다.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수십 년 몸 담았지만 비발전 분야의 수장을 맡은 것 2년은 특별했다”는 송 회장은 “정부가 방사선이용진흥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 사실상 ‘옥상옥(屋上屋)’의 ‘방사선안전규제’로 변질 돼 방사선업계에서는 절반 이상이 사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정부 관련부처에 규제개선 사항 등을 전달하고 노력을 해왔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지난 1월 17일 원자력안전위원 주관으로 열린 원자력산업계 간담회 자리에서 송 회장은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재활용 기준 개선 ▲면제포장 가능한 운반물(L형) 행정절차 간소화 ▲방사선멸균기업 방재법 적용 이행조치 사항 완화 ▲방사성동위원소 등 수출입신고 추천업무 진흥단체(협회)로 이관 등 방사선업계의 시급한 개선사항을 제언한 바 있다. 이에 협회는 송 회장이 제안한 개선과제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해 모니터링하며, 관련 방호전문가들과도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송 회장이 재임기간 이전부터 물심양면으로 추진해왔던 의료방사선의 안전성 확보와 국가표준의 품질관리 체계를 조성하기 위해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가 전라북도 정읍시 첨단과학지방산업단지 내에서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당시 방사선조사 시스템으로 코발트-60(60CO), 세슘-132(132Cs), 이리듐-192(192Ir) 조사장치 등 총 3기를 구축하고 추가로 2018년까지 진단 엑스선, 유방검사 엑스선 조사시스템도 갖출 계획이었다.

송 회장은 “현재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는 국제기준인 ISO/IEC 17025에 따라 교정기관의 경영시스템과 기술능력을 평가 받아 KOLAS 인정을 획득했으며, 이를 통해 의료기관의 방사선 치료기기와 진단용 방사선기기의 정확도와 정밀도 관리를 위한 교정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방사선 측정 분야 전문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에서 구축된 표준화/선량보증 기반은 국가표준에 대한 소급성과 신뢰성을 갖춘 의료방사선 피폭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의료방사선 피폭량을 최적화하고 치료ㆍ진단 효율개선을 물론 ‘건강 100세 시대’를 향한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방사선기기시험센터는 2021년까지 방사선기기 시험ㆍ인증에 요구되는 기본 장비와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정읍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 구축된 방사선기기 팹센터 등과 연계해 방사선기기 산업에 특화된 방사선융합기술 산업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政, 강점ㆍ유망기술 활용 방사선기술사업화 발표 ‘환영’
동물실험사체…RI폐기물 인수‧처리 시스템 도입 시급

송 회장은 “올해 정부는 지난 60년 확보된 방사선안전 기술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방사선분야의 중소기업 핵심기술 이용지원과 사업화에 협회의 업무역량을 한껏 발휘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협회는 오랜 기간 회원사는 물론 방사선 관련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지원활동을 지원해왔지만 협회의 한정된 재원 외부 요인으로 인하여 방사선 관련 기업들의 혁신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회장은 “이에 협회는 정부의 ‘미래원자력기술 신규R&D’ 사업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은 갖고 있지만 한정된 인적‧물적 자원으로 인해 추진이 어려웠던 사업 분야를 지원하고, 수준 높은 방사선 기술을 사업화 시키는 역할, 사업 추진간 발생하는 애로기술에 관한 혁신적인 지원 등 다양한 방면으로 방사선 관련 기업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동물사체가 얼마나 저장돼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다. 동물사체는 방사성폐기물로 법적 일정기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의료·연구기관 등에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발생하는 동물사체가 규제당국의 사각지대에서 쌓여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송 회장은 “방사성동위원소(RI)(일반적으로 C-14)를 활용해 전임상 실험을 마친 동물이 사망한 경우 동물사체라고 분류하는데, 동물사체는 신약개발 중 ADME 단계에서 주로 발생하며, 의료·보건에 관한 국민적 관심도와 산업 확장으로 그 양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ADME는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영문 약어로, 체내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투입해 신약후보물질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단계이다.

송 회장은 “동물사체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투여하여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RI폐기물로 취급해 자체처분 허용 농도 이상으로 전량 폐기물관리사업자(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게 인계하여 위탁 폐기해야 하는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폐기물관리사업자는 사업자 들이 위탁폐기 할 수 있도록 관련 인수규정을 마련하였으나, 사업자들은 관련 인수규정을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에 위탁폐기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

송 회장은 “협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폐기물관리사업자에게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고 개선방안을 요구해왔다”면서 “다행히 폐기물관리사업자는 지난해 10월 ‘방사성동위원소폐기물 인수에 관한 지침서’를 개정하고, 절차에 따른 위탁폐기 진행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에 동물사체를 위탁폐기ㆍ처분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현재 동물사체가 어느 정도 보관돼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위탁폐기에 앞서 이러한 동물사체 실태조사 등을 통해 폐기물량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하며 “협회는 방사성동위원소(RI) 폐기물 적법처리‧처분을 위한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동물사체처리 시스템 도입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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