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 미세먼지 2차 국민포럼…온라인질문에 전문가패널이 답변

급기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된 ‘미세먼지’. 그 실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과 공유하고, 저감 대책과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과학적 해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지난 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미세먼지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국민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지난 3월 15일 열린 1차 포럼 후에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300여 건의 질문을 19개 유형으로 압축하여 전문가 패널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19개 유형의 질문은 2개 세션으로 나눠져 다뤄졌는데, 먼저 1부 포럼에서는 첫 번째로 미세먼지의 정의에 관한 질문에 대해 고윤화 ‘미세먼지 국민포럼’ 운영위원장은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부유하는 직경이 10㎛ 이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를 말하는데, 그것은 10㎛ 이하인 PM10과 2.5㎛ 이하인 PM2.5로 구분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준이 선진국과 어떠한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의 기준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고, 유럽보다는 조금 완화되어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미세먼지와 황사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박일수 한국외대 황사 및 장거리이동 오염물질 연구센터 박사가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불어오는 흙먼지가 황사로 생태현장에 이로운 성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황사 때는 야외활동만 자제하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화학반응을 일으켜 스모그가 되고, 또 초미세먼지로 입자 크기가 계속 작아지기 때문에 인체 위해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과 관련해서는 권호장 단국대 의대 교수가 “미세먼지는 어떻게든 인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1952년 런던스모그 때처럼 미세먼지로 사망에 이르는 급성적 영향과 미세먼지가 쌓여서 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만성적 영향으로 나눌 수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급성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고, 일반인들은 만성적으로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이와 같은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신동천 연세대 의대 교수는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적게 노출된 아이들보다 폐렴 걸릴 확률이 다섯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폐렴으로 입원한 어린이들이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는 만큼 미세먼지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 효과에 관련해서는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 노출을 30% 정도 줄일 수 있고, 혈압 수치도 5㎜Hg가량 낮춰준다’는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의 분석결과를 인용하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5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넘어가면 황사·미세먼지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2부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이 늘어나 미세먼지 오염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발전량이 15% 줄면서 미세먼지 배출량도 줄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량이 그대로였다면 미세먼지 배출량이 더 줄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원자력발전 대신에 석탄발전량이 15% 늘었고, 액화석유가스(LNG) 발전도 20% 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원전을 계속 줄여간다면 석탄과 LNG를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유차 등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질문에는 이영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이 “유로6 디젤엔진이 도입되면서 디젤자동차의 NOx(질소산화물) 배출이 줄었다. 그래서 어느 시점의 디젤차인지에 따라서 미세먼지 발생량이 달라진다. 또 가솔린차의 직접 분사 엔진은 연소방식이 디젤과 비슷한데 매연여과장치를 달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디젤차보다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기도 한다. 때문에 노후경유차를 비롯해 노후차량을 단속하는 것이 미세먼지 저감에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유 가격 인상이 경유자동차 억제 효과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유경선 광운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트럭과 같은 상용차는 아직까지 디젤엔진 외에는 대안이 없고, 경유차 대부분이 SUV차량이거나 비싼 외산 수입차이기 때문에 경유 가격이 오른다고 운행을 줄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경유차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미세먼지와 관련된 왜곡된 정보와 시각을 바로잡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정용훈 교수가 “과학기술계가 미세먼지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정보를 정부가 정책에 있어서 왜곡되게 취사선택하는 것도 저지해야 한다. 또 합리적인 수준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분석을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위원장에 반기문 前 UN 사무총장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사회적 재난 수준에 이르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 등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토해 근본적인 해법을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미세먼지 문제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는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위원으로 대거 참여한다. 우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위원은 정당·산업계·학계·시민사회·종교계·정부·지자체 등을 대표하는 당연직·위촉직 42명이 참여한다.

특히 현장에서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저감 대책을 발굴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장, 소상공인 대표, 상시 야외 근로자, 농촌 지역 마을 대표 등 시민 7명도 위원에 포함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12월~5월 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신속히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도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미세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방안도 단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내달 중 ‘국민정책참여단’ 구성에 착수해 국민들의 의견이 방안 마련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의 틀을 갖출 방침이다.

이어 상반기 내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해 관련 의제를 도출하고 하반기 중 숙의 과정을 거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기 도래 이전에 정책 대안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 발생 저감, 피해 예방, 과학기술, 홍보·소통, 국제협력 등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한다.

국내외 석학들과 관련 분야에 깊은 경륜이 있는 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설치해 다양한 의견에 대한 심층적 검토와 분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수단을 강구하면 결국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문제에는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으며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므로 외교적 협력은 물론 정부, 기업, 시민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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