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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형원전 수출전진기지, 새울원자력본부를 가다국내 60년 기술집약체 ‘APR1400’…세계의 주력 電源 꿈꾸며 '건설ㆍ운영' 구슬땀 흘려
세계 첫 3세대 원전 '신고리 3ㆍ4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APR, Advanced Power Reactor 1400) 원전 운영과 건설을 전담하는 새울원자력본부가 출범한지 어느새 2년 8개월. 한수원에서 운영하는 최초의 울산권 원자력본부로서 기존 고리, 한빛(영광), 월성, 한울(울진)원자력본부에 이어 다섯 번째 원자력본부이다.

한수원의 ‘막둥이’로 출범한 새울원자력본부지만 그 위엄은 제3세대 원전인 APR1400 노형의 산실(産室)로 세계 원자력산업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2016년 12월 20일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고리 3호기를 비롯해 현재 상업운전을 위한 준비를 마친 신고리 4호기와 신규 건설 중인 신고리 5ㆍ6호기의 운영과 건설을 전담하고 있다.

새울원자력본부의 초대본부장을 지낸 김형섭 관리부사장은 “새울은 기존 신고리원전 최인접 마을인 신리(神理)의 신(新) 자의 한글표기인 ‘새’와 울주(蔚州)ㆍ울산(蔚山)의 머리글자인 ‘울(蔚)’을 합친 합성어로, 21세기 새로운 희망의 빛으로 힘차게 뻗어나가자는 원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국내 원자력산업의 60년 기술개발과 건설경험, 운영노하우가 집약된 결정체인 ‘APR1400’을 기반으로 세계의 주력 전원(電源)을 꿈꾸는 새울원자력본부는 ‘한국형 원전수출’ 전진기지의 당찬 포부를 품고 오늘도 현장은 땀 흘리고 있다.

APR1400는 기존의 한국표준형(OPR1000) 원전에 비해 최신 설비를 도입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내진설계는 선행호기인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신월성 1‧2호기)의 0.2g(규모 6.5)에서 0.3g(규모 7.0)로 증가시켰으며, 60년 운영기간을 반영해 설계단계부터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반영해 설계기준 이상의 지진발생시 자동 원자로정지 설비 설치, 전원상실을 대비한 이동형 발전차를 배치했으며, 무전원 수소제거설비와 원자로 외부 비상급수유로를 설치하는 등 대형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23건의 개선사항을 설치, 완료했다.

그러나 국내 ‘원자력발전’의 제2도약의 시금석이 될 차세대 원전(APR1400)에 대한 ‘파란만장’ 산고(産苦)는 만만치 않았다. 신고리 3호기(설비용량 1400MW급)가 2007년 11월 28일 첫 삽을 뜨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 지 7년 5개월. 이미 2013년 하반기에는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해야했지만 그해 5월 국내 원자력산업계를 뒤흔든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3호기를 비롯한 4호기에 설치된 약 890km 가량의 불량 케이블에 대한 교체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에 한수원은 3개월간의 철거작업을 거쳐 미국 RSCC사로부터 신규 케이블을 순차적으로 납품받아 12개월 만인 2014년 10월 말경 신고리 3호기에 대한 안전등급 케이블 전량(약 674km)을 교체했다.

또 신고리 4호기는 당초 2018년 하반기 준공예정이었지만 신고리 3호기 시운전 과정에서의 설계개선사항과 경주지진 관련, 그리고 부지안전성 재평가, 해외공급 기자재의 품질서류 검증 등으로 운영허가가 지연되면서 준공일정도 늦춰졌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라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는 3개월이나 중지해야하는 큰 시련도 겪었다. 신고리 5‧6호기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일반 국민들에게 묻는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해 “건설 중지냐 재개냐”를 놓고 시민참여단에게 정책결정을 맡겼다. 국내외 관심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뒤 ‘건설재개’로 결론이 나면서 신고리 5‧6호기 현장은 다시금 건설 중장비들의 힘찬 박동소리가 울려 펴지게 됐다. 

◆신고리 4호기, 8월 말 본격 상업운전 ‘출력준비’ 마쳐
‘비온 뒤에 땅이 단단해지는 법’이라고 했던가. 반세기 원자력 역사에 첫 수출이라는 빛나는 쾌거를 달성해준 국내 첫 3세대 원전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20일 상업운전에 들어간 이후 389일 동안(2018년 1월 12일) 단 한 번의 정지 없이 안전운전을 기록하는 첫해에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OCTF, One Cycle Trouble Free)’를 달성했다.

문지훈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노조위원장은 “새로운 타입의 원전이 JDMA 운영될 때는 불시정지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첫 주지 OCTF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APR1400노형의 첫 주자인 신고리 3호기는 기대 이상의 성능과 성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신고리 3호기가 첫 주기 동안 생산한 전력량은 총 1만3730GWh. 이는 2016년 기준 부산시 1년 사용량의 67%, 울산시의 43%에 해당하는 1만3730GWh로, 국가전력수급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리 4호기가 11년 4개월 만인 지난 2월 마침내 원자력안전위원회부터 운영허가 승인을 받아 약 6개월 간의 시운전을 마치고 오는 30일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세계최초 제3세대 원전 시대의 포문을 열었던 신고리 3호기와 ‘쌍둥이 원전’인 신고리 4호기가 마침내 국내 26번째 원자력발전소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ㆍ6호기 건설현장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한편 3개월의 ‘피 말리는’ 공론화를 통해 59.5%의 ‘건설 재개’ 결과를 얻게 된 신고리 5ㆍ6호기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전국 각지에서 모인 559명이 참여한 ‘560국민소송단’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신고리5ㆍ6호기 원전건설허가처분 취소소송’에 지난 31개월 동안 공방을 펼쳐 왔다.

그리고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건설허가 과정에 일부 위법이 있다고 인정되지만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원고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건설허가 취소로 발생할 다양한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때 ‘공공복리에 반하는 결과’가 매우 중대한 만큼 처분을 취소하지는 않는다”며 최종적으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행정소송법 제28조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공공복리에 현저히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받아들이지 않는 ‘사정판결(事情判決)’로 결국 재판부는 앞에서 언급된 2건의 위법사항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를 중단시킬 정도로 중대하진 않다고 본 것이다. 극히 예외적으로 사정판결의 방식으로 원고청구를 기각한 재판부는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전부 피고(원안위)와 피고보조참가인(한수원)의 부담으로 판결했다.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신고리 5ㆍ6호기의 종합공정률은 6월 말 현재 약 46.71%를 보이고 있으며, 5호기는 2023년 3월, 6호기는 1년 뒤인 2024년 6월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한상길 본부장 “안전은 반드시 이행해야 할 기본”
한편 지난 7월 23일 본지 편집국장과 현지에서 만난 한상길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장은 “새울본부가 운영․건설 중인 APR1400은 2017년 유럽 안전기준에 맞춘 ‘EU-APR’의 표준 설계로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심사를 통과하며 유럽시장 확보를 위한 발판을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는 원전 기술 종주국인 미국에서 외국기업 단독으로는 최초로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표준설계인증서(SDA, Standard Design Approval)를 받은데 이어 연방정부로부터 설계인증(DC, Design Certification)을 최종취득 했다”며 “이는 APR1400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세계로부터 입증 받은 것이며, 새울본부장으로서 우수한 노형을 운영‧건설하고 있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 본부장은 “물론 대내․외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원자력 산업계 전반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원전종사자가 수행해야 할 책무에는 변화가 없다”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건설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며, 전문가답게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그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국내 원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넘어 중동, 체코 등 유럽은 물론 원전 기술의 본거지인 미국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대한민국 원전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미래를 향해 주어진 책무를 묵묵히 다하다 보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말 본부장으로 취임 한 후 ‘안전은 반드시 이행해야 할 기본이며,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철학으로 직원들과 협력사에 강조하는 한 본부장은 “원자력 안전은 한 순간이라도 소홀히 할 경우 그간 쌓았던 모든 신뢰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울본부는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원전 운영과 명품 원전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새울원전소통위원회, 새울원전안전협의회 등의 운영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지역공동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울주=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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