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10억원 규모 캐나다 CANDU6형 계측 증폭기ㆍEMI필터 공급
(주)리얼게인 中企협력연구개발 국산화 해외시장 진출 첫 모범 사례

2020년 맞아 국내 원자력계에 ‘원전수출 100년 프로젝트’의 첫 번째 낭보(朗報)가 전해졌다.

27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 Societatea Nationala NUCLEARELECTRICA)가 발주한 약 10억 원 규모(입찰예상가격)의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자력발전소 노내 핵계측(중성자 신호) 증폭기 및 전자파간섭(EMI) 필터 공급’ 국제공개경쟁 입찰에서 최종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쾌거는 한수원이 중소기업과 협력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달성한데 이어 해외시장 진출까지 성공한 첫 사례로 그 의미가 특별하다.

(주)리얼게인이 한수원 협력연구개발과제를 통해 국산화를 달성한 ‘노내 핵계측(중성자 신호) 증폭기(ICA, In-Core Amplifier) 모듈’ ⓒ이미지출처=리얼게인 홈페이지
(주)리얼게인이 한수원 협력연구개발과제를 통해 국산화를 달성한 ‘노내 핵계측(중성자 신호) 증폭기(ICA, In-Core Amplifier) 모듈’ ⓒ이미지출처=리얼게인 홈페이지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전 1‧2호기 설비개선사업에 공급될 ‘노내 핵계측 증폭기 모듈 및 전자파간섭(EMI) 필터’의 설계 및 제작은 (주)리얼게인(대표 박대영)이, 품질관리 및 기기검증은 한수원이 맡는다. 무엇보다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해 향후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얼게인에 따르면 ‘노내 핵계측(중성장 신호) 증폭기(ICA, In-Core Amplifier) 모듈’은 국내 가압 중수로형 원전에서 중성자 검출기(In-Core Flux Detector)로부터 발생된 전류를 전압으로 변환한 후 증폭해 출력한다. 이 출력 전압을 계측함으로써 현재 발전소의 원자로 파워(Reactor Power)를 계산해 발전소의 출력제어에 사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 신뢰성 모듈이다. 현장 중성자 검출기(In-Core Flux Detector)의 출력은 매우 미세한 전류신호로써 증폭 및 전체 출력의 선형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존의 노내 핵계측(중성자 신호) 증폭기의 경우, 전압증폭 조정장치의 문제로 인해 출력 선형성이 낮으며 또한 출력의 응답시간이 설정치와 차이가 컸다. 이에 리얼게인은 한수원 협력연구개발과제(2011년 12월 1일~2013년 4월 30일, 총 연구비 약 4억1000만원)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대폭 개선함과 동시에 기존 모듈과의 완벽한 호환성을 유지하는 노내 중성자 신호(핵계측) 증폭기를 설계 및 제작했다.

실제로 한수원은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에서 사용하며 성능 및 안전성이 검증됐다. 출력의 선형성을 개선함과 동시에 증폭 모듈의 정밀도 및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장시간 운전 시 보다 정확한 원자로 파워(Reactor Power)의 예측이 가능해 발전소의 안전 운전에 크게 기여 했다는 평가이다.

루마니아 동부 지역에서 위치한 체르나보다 1‧2호기는 시설용량 650MW급의 캐나다 가압중수로인 캔두(Candu)6형 원자로이며, 1996년 7월과 2007년 8월에 각각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들 원전은 루마니아 전력수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인 체르나보다 원전은 인연이 깊다. 한수원은 2005년 11월부터 15개월간 SNN가 발주한 체르나보다 2호기 핵연료 교환설비 및 폐기물 처리 설비에 대한 안전성 평가 기술용역을 수행함으로써 앞선 원자력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한바 있다.

한수원은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체르나보다 1호기의 대규모 설비개선 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루마니아원자력공사(SNN)는 올해부터 삼중수소제거설비(TRF), 방사성폐기물저장시설 건설, 압력관 교체사업 등을 순차적으로 발주할 계획이다. 이에 한수원은 월성 원전 설비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경험과 이번 수주로 루마니아 원전 사업 참여확대를 위한 기반 확보는 물론 사업자 선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사진출처=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 Societatea Nationala NUCLEARELECTRICA) 홈페이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사진출처=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 Societatea Nationala NUCLEARELECTRICA) 홈페이지

한편 한수원이 주도하는 ‘협력중소기업 시장개척단’ 등은 국내 원전기자재 공급사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 추진한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통해 발표한 ‘원전 전(全)주기 수출 활성화 방안’에서 수출전략을 원전 전주기로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역량 제고를 통해 글로벌 수출산업화를 촉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한수원도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수요발굴에서부터 기술개발을 거쳐 해외수출까지 책임지는 ‘Total-Care’ 방식의 판로지원에 적극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미국, 동유럽, 동아시아 등에서도 추가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및 판로 개척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원전시장의 수요는 아시아, 동유럽, 중국 등 개도국 중심으로 200GW(140~150기) 규모로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국가별 수주를 보면 총 60기 중 러시아(33기)와, 중국(22기)이 주도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내수시장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카자흐스탄,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SMART) 등을 대상으로 EPC 및 O&M(설비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한수원은 러시아가 추진 중인 이집트(4기) 신규원전 건설프로젝트의 주설비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시공사(현대건설-두산중공업EPC)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대만원전의 MCR 거주성평가 입찰에도 참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또 두산중공업과 중소기업이 주축으로 한국형 MMIS(원전계측제어시스템) 수출을 타진 중이다.

한편 1999년 설립한 (주)리얼게인은 직원 대부분이 계측제어관련 시스템의 연구개발 인력으로 제어계측 및 IT기반 기술을 활용한 원자력발전소의 계측제어통신 분야에서 설비 및 장비의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

특히 발전소에서 많은 경보 등을 발생시켰던 제어봉제어계통의 많은 시스템에 대한 국산화를 수행했으며, 국산화된 제품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에 OEM 공급(易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다수 발전소의 제어봉제어계통에 대한 기술 정비용역을 수행해 발전소의 예방정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호증폭기=원자로 내부 검출기 전류신호를 전압신호로 변환 및 증폭하여 감시가 가능하게 전달.
☞EMI(Electro Magnetic Interface) 필터=전기적인 노이즈를 제거하여 기기에 정상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