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첨예한 갈등 ‘갈수록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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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첨예한 갈등 ‘갈수록 첩첩산중’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5.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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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2~4호기 가동중단 위기, 원전노동자 “경주시민 절대적 찬성” 호소
재검토위, 포화시점 재산정…정비 일정 등 감안 2022년 3월로 늦춰져

월성원전 맥스터가 오는 2022년 3월경 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992년부터 29년 동안 운영해 왔던 월성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조밀식 건식저장시설(맥스터, MACSTOR)가 현재 97.6%로 포화상태가 임박했으며, 결국 맥스터를 적기에 증설하지 못하면 내년 11월부터 월성 2~4호기는 무기한 발전소를 멈춰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포화로 인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난 1월 10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증설을 승인했지만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의 지지부진한 태도에 지역주민들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맥스터 증설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지난 21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의 포화전망 재산정 연구결과를 토대로 “월성원전 맥스터가 오는 2022년 3월경 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초 월성원전 맥스터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추산한 학회의 과거 연구용역을 근거로 내년 11월 포화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전망치는 지난해 1월 이후 발생한 원전 정비일정 연장 등 포화 시점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재검토위원회는 지난 2월 월성원전 포화가 방폐학회 추산 결과보다 약 4개월 지연될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재검토위원회의 포화연장 지연 발표 이후 정확한 포화시점 추산을 위해 기존에 포화전망 연구를 수행했던 방폐학회가 최신 사용후핵연료 저장 현황, 월성 2~4호기 출력 변동 및 계획예방정비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구를 진행했다.

재검토위원회 관계자는 “방폐학회가 새로이 제시한 포화전망을 고려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의견수렴이 적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주에서는 재검토위원회 산하 월성지역실행기구를 통한 맥스터 확충 관련 공론화 과정이 한창이다. 공론화 결과는 경주지역 시민참여단 15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명회, 학습, 토론 등 숙의 과정을 거쳐 6~7월 중 최종 찬반을 결정할 예정이다. 재검토위원회는 방폐학회가 새로이 제시한 포화 전망을 고려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의견 수렴이 적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찬반 공방이 가열되면서 8월 이전까지 증설 여부를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이어 원자력노동자들이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경주시민의 절대적 찬성을 호소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월성원자력본부, 한전KPS 노동조합 월성지부, 한국노총 월성원자력협력사노동조합, 월성원자력본부 방사선관리노동조합 등 월성원자력본부 소속 노동조합원 100여명은 지난 22일 경주역 앞에서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즉각적인 공론화 착수와 경주시민의 압도적인 찬성을 호소하는 긴급기자회견(사진)을 가졌다.

이날 월성본부 노동자들은 “월성원전 3개 호기가 발전을 정지하는 것은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2018년도 경주지역 기여도 700억원(지방세 427억원, 사업자 지원사업비 151억원, 경주지역 계약 117억원)이 사라져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맥스터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특별법 8조에 따라 관련시설인 영구처분 시설은 경주지역에 건설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또 월성 1~4호기는 유일한 중수로 타입으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은 건식저장방식을 따른다. 국내 타 원전은 경수로 타입으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은 습식저장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장방식 차이만 보더라도 월성으로 사용후핵연료를 가져올 수 없는 구조다.

2005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주민투표 당시 방폐물유치지역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을 경주에 짓지 않기로 정부가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당시 2019년부터 월성원전의 포화가 예상돼 박근혜 정부는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원자력발전소 관계 시설이라 괜찮다’는 입장으로 맥스터(건식저장조)를 증설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사업자인 한수원은 2016년 4월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안)’을 원안위에 신청하고 심사 과정에서 그해 9월 경주지진(리히터 규모 5.8)과 이듬해 11월 포항지진(리히터 규모 5.4)이 발생으로 정부와 지자체, 사업자, 원전지역 주민간 갈등이 연일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저장시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월성원전(사업자)과 지역주민 간 갈등을 빌미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영구정지)는 물론 노후 원전에 대해서도 설계수명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지역 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이후 원안위의 심층적인 부지현장 점검과 심사를 통해 드디어 추가 건설하는 안을 가결됐고, 올해 상반기 중 건설에 착수하면 우려하던 월성 2~4호기 가동 중단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월성원전에는 건식저장시설인 ▲캐니스터 300기(16만2000다발) ▲맥스터 7기(16만8000다발)에 33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으며, 포화시점은 내년 11월로 예상되며, 이에 한수원은 2단계 맥스터 7기(16만8000다발)는 1단계 부지 옆에 건설할 예정이다.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경주역 앞에서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찬성을 호소하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신문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경주역 앞에서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찬성을 호소하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신문

아무리 잔여부지에 준공하는 것이라도 건설에 따른 지자체 인허가 절차, 지역주민 의견수렴 등의 물리적 소요시간(최소 19개월)을 고려하면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첫 삽을 떠야했던 한수원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설상가상으로 지역환경단체에선 맥스터 증설 여부를 아예 주민투표를 거쳐서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영두 한수원노조 월성원자력본부위원장은 “저장시설 포화로 월성 2~4호기 가동이 불가피하게 되면 원전 종사자, 지원인력 및 지역산업체 고용은 위협받게 될 것은 물론이고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지방세와 사업자지원사업비, 경주지역 계약이 중단돼 지역경제 또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언제나 지역과 함께하는 원전 노동자가 맥스터를 반드시 안전하게 책임지고 관리하겠다. 믿고 맡겨달라”며 호소했다.

이밖에도 원자력노동조합연대를 비롯해 원자력국민연대, 환경운동실천협의회 등 탈핵반대단체들이 ‘월성 맥스터 증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경주시청 앞에서 19일과 21일 각각 개최했다.

한편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경주지역 17개 단체로 꾸려진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는 지난 14일부터 전면 투쟁을 선포하고 경주역 광장 앞에서 천막 농성(사진)을 펼치고 있다.

대책위는 “정부와 한수원은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지역으로 반출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4년이 지난 지금 경주에 더 쌓아두기 위한 맥스터를 증설하겠다는 것은 경주를 핵폐기물 쓰레기장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오는 6월 30일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가는 한편 증설을 반대하는 시민 2만명의 서명을 받아 공론화를 실력으로 저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