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ㆍ발전자회사 해외사업 ‘1조2000억 손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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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ㆍ발전자회사 해외사업 ‘1조2000억 손실’ 논란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9.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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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의원 “손실 절반…석탄 분야” 해외사업 재검토 지적
한전 “자원개발까지 통칭한 석탄사업 손실평가 부적절” 반박

한국전력을 비롯한 6개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ㆍ한국남동ㆍ중부ㆍ서부ㆍ남부ㆍ동서발전)가 최근 10년간 추진한 해외사업에서 1조2184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상차손 액수 중 절반 이상을 온실가스 배출의 최대 주범인 석탄발전 분야가 차지해 현재 추진 중인 해외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전과 발전자회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총 4조7830억 원을 해외사업에 투자했고 이 가운데, 1조2184억원을 손상손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시장 가치 급락 등으로 회계 장부에 적은 가격보다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때 자산의 가치 하락분을 손실로 반영한 것이다.

해외사업 분야별 손상차손액을 살펴보면 ▲석유 2584억500만원(투자액 1115억9700만원, 투자비중 2.3%) ▲가스 517억9800만원(4917억9500만원, 10.3%) ▲석탄 6248억1900만원(1조5474억7400만원, 32.4%) ▲원자력 2752억2100만원(1317억6500만원, 2.8%) ▲풍력 0원(4245억9100만원, 8.9%) ▲태양광 33억800만원(6225억1000만원, 13.0%) ▲수력 47억9600만원(1조4503억7300만원, 30.3%) ▲바이오매스 1600만원(9700만원, 0.0%) ▲기타 0원(27억6000만원, 0.1%) 등이다.

손상차손 총액 중 절반이 넘는 6248억원이 석탄 분야 사업에서 발생한 것을 두고 이소영 의원은 한전이 추진한 호주ㆍ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개발사업과 베트남 응이손2 석탄발전사업을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석탄사업을 운영하는 해외법인은 10년간 당기순손실이 5300억원으로 다른 발전원과 비교해 손실 폭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한전 해외 자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52% 가량인데, 석탄 관련 자회사의 부채비율은 528%로 평균보다 300%p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한전은 해외 석탄사업으로 인한 적자와 손실이 이미 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자바 9ㆍ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안건을 의결했고 현재는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사업을 추가로 추진 중”이라며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와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사업 모두 KDI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대규모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한전의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베트남은 최근 재생에너지를 신속하게 확대하고 석탄발전을 축소하는 에너지정책을 발표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태”라며 “사업 참여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베트남 최고위 정치기구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베트남 중장기 에너지정책’에 관한 ‘결의안 55호(Resolution 55)’를 통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석탄화력발전을 감축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10년간(2011~2020.6월) 한전 및 발전자회사 전원별 투자액 손상차손 재무제표 분석 결과 ⓒ자료제공=이소영 의원실
최근 10년간(2011~2020.6월) 한전 및 발전자회사 전원별 투자액 손상차손 재무제표 분석 결과 ⓒ자료제공=이소영 의원실

◆손상차손 유동적…해외석탄발전 누적순이익 4900억원 기록
한편 한전은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손실이 난 것으로 지목된 사업은 석탄발전이 아닌 석탄 등 자원개발사업 전체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해명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특히 한전은 “자원개발과 발전사업은 개발구도와 운영방식 및 위험요인 등이 매우 상이함에도 석탄사업으로 통칭해 손실 발생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해외자원개발은 성공 시 연료조달 안정성 및 고수익 획득이 가능하나 사업주가 자원탐사, 개발 인허가 획득 및 매출처 확보라는 사업개발 위험을 부담해야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 석탄발전사업은 현지 전원개발계획에 따른 개발과 ‘장기전력 판매계약’ 체결 등 안정적 매출처를 확보하며, 사업주뿐 아니라 대주단의 철저한 사업 수익성 검증을 통해 총사업비의 약 75~80%를 사업주 보증 없이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조달해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손상차손에 대해 회계적인 측면으로 봐야한다며, 현지 정책이나 환경 등의 변화로 인해 단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회복되는 경우가 있어 무조건 손실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손상차손 원인으로 호주 바이롱광산개발사업이 지목된 것과 관련해 한전은 “호주 주정부 독립평가위원회가 온실가스영향 등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최종 반려 결정을 내렸으나 위원회 평가에 중대한 위법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현지 토지환경법원에 ‘개발허가 반려’ 결정에 대한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며, 최근 본안 심리를 마치고 올해 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6159억원이 투입해 인도네시아 석탄생산업체인 바얀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1490억원의 손상금액이 발생했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인수 당시 주가가 7000루피아 대비 6911루피아로 하락하면서 손상차손을 반영했지만 지난 7월 27일 바얀 주가가 1만3000루피아로 약 2배 상승해 손상된 가치는 충분히 회복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말라야 사업의 경우 실제 투자액은 151억원이나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시 투자회사의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인 3985억원을 모회사인 한전의 투자액으로 인식했으며(2010년 말 기준), 이는 투자액에 누적 당기순이익이 더해진 것이라고 한전은 해명했다. 손상차손 2584억원 또한 실제로는 투자회사의 누적 순이익을 재원으로 한전에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배당을 시행한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한전 해외사업관리처 관계자는 “1995년 필리핀에서 최초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래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세계 유수의 민자 발전 사업자들과 경쟁을 해왔다”면서 “올해 6월말 기준 해외 25개국에서 46개 프로젝트를 통해 누계 매출액 36조 4000억원, 순이익 4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 필리핀 세부사업 등 해외석탄발전사업 누적순이익은 4900억원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앞으로도 국내외 사업추진에 있어 핵심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며 “해외사업에 있어 수익성과 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국내 전기요금 인하, 민간기업 동반성장 및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소영 의원은 지난 7월 우원식, 김성환, 민형배 의원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및 공적 금융기관이 해외석탄사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해외석탄발전투자금지법 4법(한국전력공사법ㆍ한국수출입은행법ㆍ한국산업은행법ㆍ무역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