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재택 안양대학교 전 교학부총장, 명예교수·전기전자공학, Utah대 컴퓨터공학박사 

유재택 안양대학교 전 교학부총장
유재택 안양대학교 전 교학부총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싸고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많은 선동성 말들이 난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까지 혼돈스럽게 된 데에는 대중들의 방사선 공포 감정이 그 기저에 있다고들 한다. 

방사선 관련 책들도 방사선은 위험하니 회피하여야 한다는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고, 원자력발전에 대하여 국제적인 권고기준을 제시하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도 ‘방사선량의 크기는 곧 위험으로 간주하고 있어 피해야 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런 관점은 모두 지난 세기 중의 원폭 피해에 기인한 기억으로 인하여, 방사선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기저 인식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번 오염수 방류 사건을 계기로, 사람과 모든 생명체는, 태초부터 지구라는 환경 속에서 살아왔으며, 자신 및 환경에서 발생되는 자연방사선을 맞으며 적응하며 살아왔다는 점에 착안하여, 방사선에 대한 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짚어본다. 

1) 우리 몸은 방사선을 내기도 하며 맞기도 하며 살아왔다.

  - 음료수에도 삼중수소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람 몸에는 약 7베크렐[Bq]의 방사선이 나온다. 베크렐은 매초 당 발생하는 방사선의 개수를 나타내는 값이다. 

  - 음식에도 탄소나 칼륨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 방사선이 나온다. 그 양은 100그램당 쌀에 3Bq, 시금치에 20Bq, 녹차류에 60Bq 등이다. 

  - 우리 몸에도 음식 섭취 등에서 축적된 7300Bq의 방사선이 나온다. 

2) 우리 주변의 환경 물질들도 방사선을 내고 있어, 아파트의 콘크리트, 바위, 화학제품 등에서도 방사선이 나온다. 이를 환경방사선이라 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3~4밀리시버트[mSv] 만큼 누적방사선을 맞는다고 한다. 이 방사선의 양은 주변 환경의 원자 구성에 따라 다른 값이 된다. 또한, 우주에서 오는 방사선도 일부 지상에까지 도달한다.

3) 인공방사선으로는, 병원에 가서 X-ray, CT 등의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를 하며, 필요시 방사선 치료도 받고 있다. 비행기 여행의 경우 지상에서보다 우주방사선을 더 많이 맞게 된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ICRP 권고와 방사선 현실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1)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1977년에 권고한 방사선방호 기본 사고방식인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는 ‘합리적으로 가능한한 낮게’라는 개념이다. 그런데, ICRP는 이후에 문턱없는 선형(LNT)모델을 제시하며, ‘선량의 크기는 곧 위험으로 간주하여 0 선량이어야 0 위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개념 간에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2) LNT 모델은 실제로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 이상인 경우에 암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하며 적용하는 모델인데, ‘0 선량이어야 0 위험’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표현함으로써 환경방사선량의 저방사선량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     

3) 1977년의 ALARA는 ‘합리적으로 가능한한 낮게’라는 개념이 현실적이고 과학적이라 본다. 그런데, LNT모델에서는 이 개념과의 모순을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0 선량’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4) 프랑스 과학아카데미-국립의료아카데미는 2005년 저선량 영역에서의 LNT모델의 사용을 거부했으며, 25mSv보다 적은 선량에서 LNT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참고로, 프랑스는 원전 발전량 비율이 가장 많은 나라이며, 방사선방호체계가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느슨하다고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는 지난날의 원폭 피해에 기인한 기억으로 방사선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관점으로만 현상을 과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 음료수에도 삼중수소가 있고, 내 몸도 방사선을 내고 있으며, 환경에도 방사선이 존재하여, 현실적으로 방사선이 없는 곳이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이제는 저선량방사선은 어느 정도는 우리와 같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문명은 발전하고 있는데 방사선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볼 때가 된 것 같다. 

현실 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본다. 

-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하여서는, 일본이 기준치의 40분의 1로 방류 하겠다는 것이니, 우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요즈음에, 화석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것이 급격히 줄어들어야 하는 시대이다. RE100개념으로 신재생에너지로 채우면 좋은데, 이 기술은 아직은 미성숙하여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적은게 현실이다. 요즘 한창 발전하는 2차전지 기술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전기 저장기능이라, 도움은 되지만 만들어진 전기가 필요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완책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이 대두되어 전기에너지 발전이 추진되고 있는 단계이니만치, 방사선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볼 때가 된 것 같다. 

끝으로, 우리는 현실적으로 내 몸과 주변을 둘러보며, 방사선이 없는 곳이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방사선에 대한 그간의 공포스러운 생각을 떨쳐버려야 하고, 방사선에 대해 조금은 같이 지낸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인식이, 발전하는 문명에 적응하는 길이라 보며, 기후환경 위기에 현실적인 보탬이 되는 길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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