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대담]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임용규 이사장…‘제44회 과학의 날’서 ‘창조장’ 훈장 수훈

철저한 안전대책 세워 국민 불안감 해소해야
비 발전분야 체계적인 투자와 연구 선행돼야


지난 21일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개최된 ‘제44회 과학의 날’에서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한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임용규 이사장.

우리나라 원자력계의 제1세대 원로인 임용규 이사장은 지난 1950대부터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방사선 관련 보건물리기술분야를 최초로 전파하고 원자력과 함께 한 평생을 받쳐 온 인물이다.

특히 임 이사장은 한 평생을 청소년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원자력 이용기술 창달과 방사선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해 왔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고리 1호기 원전 정지사고로 국내외가 원자력에 관한 반대운동 열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이번 ‘제44회 과학의 날’에서 ‘창조장’ 훈장을 수훈한 임용규 이사장으로부터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대책방안등에 대해 조언을 들어봤다.

-먼저 ‘제44회 과학의 날’에서 ‘창조장’ 훈장을 수훈한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반평생을 원자력과 함께 걸어 온 지난 시간이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는 물론 과학기술 발전에 몸을 받쳐 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정부로부터 과학기술유공자에게 수상되는 최고훈장인 ‘창조장’을 수여 받게 되어 본인으로서는 영광이며 오늘날까지 저를 아껴주신 원자력 관계자 여러분과 함께 영예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지난 50여년 동안 원자력계를 지켜 본 우리나라 원자력산업계의 현주소에 대해 짚어주십시오.
50년전 우리나라에 원자력이라고 하는 최첨단기술을 도입하여 황무지에서 새싹이 돋아나듯이 이것을 잘 가꾸어 오늘날과 같이 원자력선진국대열에 진입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봅니다.

이 분야에 종사해온 원자력 1세대로써 큰 자부심을 갖습니다. 이것은 원자력분야의 인력을 양성했기 때문에 원자력 선진국으로 성장한 것 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20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고 전력에너지의 3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산화율 95%로 한국형원자로를 중동에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풀어야할 과제도 많습니다. 핵심기술의 자립을 위하여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하고, 안전성문제도 더 꼼꼼히 챙겨야 원자력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써 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반대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재난입니다. 이 세상에 절대 안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원자력은 귀중한 에너지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방사선이라는 위험이 따릅니다.

원자력과 방사선은 실과 바늘처럼 원자력기술은 방사선 이용 기술입니다. 일본과 같이 원자력안전을 첫째로 챙기는 원자력기술 선진국에서도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일부 반핵단체를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을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에너지원으로 당분간은 원자력 이외에 대안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국민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방사선 공포증 해소를 위하여 국민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으로 방사선공포증 해소에 노력해야하며 매스컴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산업계의 안전 대책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해 주십시오.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은 항상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존재합니다. 특히 자연 방사선은 인간 활동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쪼이게 됩니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자력계가 위축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도 예상 못했던 선례를 목격했지만 일본 국민들은 냉철한 협동심을 보여주었고 원자력안전보안청이 단일 창구가 되어 상황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전달한 것도 본받을 만 했습니다. 국민은 원자력의 안전성 확보보다 안심에 더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 일본의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자력계는 질적 성장이 필요 할 때입니다. 원자력분야 과학기술자의 양성, 첨단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품질향상, 국제협력강화 등 많은 주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원자력 발전 뿐만 아니라 방사선, 동위원소 등 비 발전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비발전 산업 분야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 원자력은 방사선 이용과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원자력의 이용기술은 방사선의 이용기술입니다. 1962년 우리나라에 최초의 연구용원자로가 가동되어 방사성물질을 생산하였고, 1978년에 상업용 고리원전이 가동됨으로써 16년 동안 연구개발과 원자력분야 인력이 양성된 결과라고 봅니다.

초창기에는 비발전분야가 만능의 해결사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원자력발전이 등장하면서 원자력발전분야의 연구개발예산이 대폭 증액되고 상대적으로 비 발전분야는 위축되면서 방사선에 대한 기피현상까지 가중되어 의료분야와 비파괴분야를 제외하고 거의 명맥을 유지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원자력 비 발전산업분야를 육성하기 위하여 방사선이용진흥법까지 만들었지만 정부의 육성정책과 예산 부족으로 연구개발 활성화가 침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자력안전아카데미의 올해 중요 업무와 중점 추진 사업(원자력 원로 포럼 등)에 대해 밝혀 주십시오.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는 방사선안전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사단법인체입니다. 몇 가지 주요사업을 소개하면 ‘원자력 원로포럼’을 개설해 원자력분야 원로와 현역기관장들을 대상으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원자력분야 주요 현안에 대하여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정부에 정책 건의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 방사선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자연방사선을 직접 측정해 봄으로써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체험을 통하여 체득케 하는 방사선 교육사업이 있고, 방사선 작업종사자들에 대한 위탁교육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자력계 원로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 원자력사 50년을 돌아보면 세계에서도 놀라는 원자력발전 선진국의 대열에 섰습니다. 이것은 원자력계에 종사해온 선배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음을 기억해야합니다.

앞으로 원자력분야의 질적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안전성을 높이는데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원자력의 연구개발 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임용규 이사장은.
1956년 서울대 전기과를 졸업한 후 58년 미국 아르곤 국제원자력학교과 미국 미시건 대학교 대학원 보건물리학을 졸업한 임용규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방사선 보건물리학을 전파한 방사선 분야 선구자이다.
특히 임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Ⅱ’를 7년 동안 정부 각 부처와 관계자들을 찾아 다니며 설득해 영구 보존시킨 장본인이다.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Ⅱ’는 당시 문교부 원자력과장을 지낸 윤세원 박사가 원자력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으로부터 들어와 파종한 ‘원자로 씨앗’으로서 그 상징성이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고려 말 문익점 학자가 중국으로부터 목화씨를 몰래 구해온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당시 대한민국의 원자력 산업에 첫 불을 짓 핀 귀중한 보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1985년 원자력연구소 이전 계획으로 따라 영구 폐기 위기에 몰려을 때, 임용규 이사장이 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소, 한전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끝까지 지켜낸 인물이다.
현재는 원자력 이용기술의 창달과 올바른 방사선 안전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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