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섭 박사팀 쾌거..."양극재 개발과 배터리 폭발 원인 분석 등 핵심 난제 등 폭넓게 활용"

하나로 냉중성자 연구시설(40M 중성자소각산란장치) 및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석현 중성자과학부 학연학생(주저자), 한영수 중성자과학부장, 김형섭 중성자과학부 선임연구원(교신저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하나로 냉중성자 연구시설(40M 중성자소각산란장치) 및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석현 중성자과학부 학연학생(주저자), 한영수 중성자과학부장, 김형섭 중성자과학부 선임연구원(교신저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차세대 2차전지로 주목받는 하이 니켈(high-Ni) 배터리 수명을 높일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연구원 내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 김형섭 박사팀은 하이 니켈 양극재 합성 시 발생하는 나노 크기의 결함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제어할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혁준 박사, 충남대 진형민 교수팀과 함께 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전기차,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흔히 사용되는 대표적인 2차전지로 차세대 양극재로 최근 하이 니켈(high-Ni) 소재가 주목 받는다. 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세계적으로 소재 개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 니켈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함유한 양극재 중 고가의 코발트 일부를 니켈로 대체해 니켈 비중을 90%까지 높인 소재다. 저렴하지만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저장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하이 니켈 양극재는 합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 합성과정에서 입자 내부에 0.1~30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아주 미세한 기공이 발생해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제시한 것은 정확한 분석을 위한 대안. 전자현미경 분석을 통해 이런 기공이 열처리 조건 등 합성 조건에 따라 크기와 개수가 달라진다는 점은 밝혀졌음에도 베일에 가려졌던 기공 측정 방법을 새롭게 제안했다.

연구팀은 이를위해 중성자를 활용했다. 중성자 활용 장치를 통해 하이 니켈 양극재 합성 과정에서 열처리 조건에 따라 나노 크기의 미세한 결함이 얼마큼 발생하는지 정량화했다. 조건에 따라 결함의 크기와 양을 정량적으로 알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열처리 조건을 찾았고, 저온 전처리 공정을 거칠 경우 부산물 형성이나 나노 크기의 결함이 줄어들어 배터리 수명을 기존보다 10% 향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이 활용한 장치는 국내 유일의 중성자 연구시설인 하나로의 중성자 소각 산란 및 회절 장치다. 이 장치는 특정 물질에 충돌시켜 반사되는 중성자를 측정해 물질의 성질을 분석하는 첨단 장비다. 특정 물질의 원자핵과 직접 반응하므로 원자의 위치, 움직임과 같은 물질의 미세 구조와 운동까지 광범위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사선기술개발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저탄소 고부가 전극재제조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재료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9.0)’ 온라인판에 10월 게재됐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기존 X-선이나 전자현미경보다 중성자가 물질 특성 분석에 더 탁월하다”라며 “향후 다양한 양극재 개발뿐 아니라 배터리 폭발 원인 분석과 같은 산업계와 과학계의 핵심 난제 해결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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