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단체들은 위험한 핵 기술의 해외 수출을 의도로 열리는 제1회 국제 원자력 올림피아드를 규탄한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세계원자력대학(WNU)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 원자력 올림피아드에는 10개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이 중에는 말레이시아, 인도, 터키와 같이 한국이 핵에너지 시설에 대한 수출의 기회를 노리던 국가들이 포함됐다.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핵 재앙을 세계가 목도하는 가운데 이런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특히 일본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핵 산업계의 비인간성을 보여준다. 일본의 핵 사고가 여전히 수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핵 산업계는 오히려 핵을 확대하려는 야욕을 강하게 드러내면서도 일본이 직면한 불가능한 오염의 복구와 인체 영향 그리고 생태계 파괴에 이르는 엄청난 비용에는 애써 눈을 감고 있다.

원자력문화재단과 세계원자력대학은 핵에너지 기술에 관해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만, 이런 신화는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현실에서 이미 거짓으로 밝혀졌다. 지속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재생에너지가 진지하게 고려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시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선택권을 염두에 둔다면, 핵에너지 기술은 굳이 여기에 포함될 필요조차 없다.

후쿠시마 사고는 비상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은 정작 핵에너지를 옹호하는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아니라 방사선 피폭을 감수해야만 했던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후쿠시마에서 피난한 5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은 오염으로 인한 아이들의 건강 피해를 두려워하고 있다. 피해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핵 관련 업계들과 정부 관계들은 후쿠시마 사고의 위험성을 대수롭지 않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원자력문화재단이 정부 세금을 지원 받아서 이런 시대착오적인 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핵발전소 수출은 곧 위험의 확산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핵 수출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한편 헤만다 위다나지 지구의 벗 아시아 태평양 의장은 핵 산업계가 청소년들을 선발해 자신들의 부도덕한 목적에 이용하려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행태라면서,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핵에너지 정보를 주입하려는 것은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