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파트리스 토레스(Patrice Torres) 로브처분장 관리센터장
필립 달마뉴(Philippe DALLEMAGNE) 슐랭두이 시장

방폐물 저장 ‘천층=동굴방식’ 안전성은 같다
SNS 통한 투명한 정보공개, 주민반대 잠재워
韓 폐기물 인수시설 최신장비 우수성 부러워

“동굴방식이든 천층방식이든 어떻게 설계하고 적용하던지 안전성은 확보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원전 및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인 로브처분장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인 필립 달마뉴(Philippe DALLEMAGNE) 슐랭두이 시장(시의회 의장?49세우)과 파트리스 토레스(Patrice Torres) 로브처분장 관리센터장(34세?좌)이 경주시의회의 초청으로 지난 12~14일 경주를 방문했다.

로브처분장은 프랑스에서 1969년부터 가동한 라망쉬 처분장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라망쉬처분장이 1994년 포화되면서 현재 원전 59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고 있다.

로브 처분장은 1984년 선정이 된 뒤 1988년 착공에 들어가 1992년부터 준공 완료,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전체 부지면적은 99만㎡이며 총 처분용량은 200ℓ 기준 500만 드럼 규모다.

프랑스의 방사성폐기물 관리처분 기관인 안드라(ANDRA)는 현재 230명의 직원이 극저준위 및 중저준위 처분장 2개 시설을 관리하며 현재 연간 4만5000㎥(200리터 드럼 22만5000드럼)의 폐기물을 처분중이다.

▲ 지난 14일 파트리스 토레스 로브처분장 센터장(왼쪽)과 필립 달마뉴 슐랭두이 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날카로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현재 10만 드럼에 대한 1단계 사업으로 동굴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앞으로 70만 드럼에 대한 방폐장 처분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데 천층처분 방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동굴방식과 천층방식 중 좋은 것이 어느 것인지 경제적인 측면과 안전성 측면을 고려할 때 듣고 싶다.
파트리스 토레스(Patrice Torres) 로브처분장 센터장=동굴방식이든 천층방식이든 어떻게 설계하고 적용하는지에 따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고 예를 들어 방폐물을 어디에 담아 처분하는가와 같은 용기의 문제도 주요 요소가 될 것이다. 설계방식, 처분용기, 처분과정 등이 정확히 디자인됐다면 천층이든 동굴식이든 안전성은 같다고 본다. 다만 50년간 천층방식 처분장을 운영해왔고 로브처분장을 운영해본 경험으로 볼 때 천층처분시설의 장점은 경제적으로 더 싸고 동굴처분방식관찰과 조치가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조치할 수 있고 해결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과학기술의 발달로 만약 30년~100년 후에 처리기술이 발달했을 땐 천층방식은 꺼내어 쉽게 적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1주년 방사성폐기물 예민한데 프랑스 주민들의 반응은.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일단 걱정은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때보다는 덜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시에는 소련 정부에서도 발표를 잘 안 했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서는 일본정부를 비롯해서 IAEA 등의 국제기구에서 원전사고의 원인과 영향 등에 대한 발표를 많이하고 있고 프랑스 정부도 실시간으로 이러한 정보를 받아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한 듯 하다.

필립 달마뉴(Philippe DALLEMAGNE) 슐랭두이 시장=로브처분장은 중저준위처분장이다. 로브방폐장 주민의 반응에 대해 언급하면 그 위험성이 다르기 때문에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사실 1984년부터 로브처분장 사업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95%의 주민이 반대를 했었다. 2011년 발표자료에 보면 주민 70%가 찬성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안전성문제를 처분장사업자에게만 맡기지 않고 직접 실험실은 운영하고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안전에 대한 감시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이 지자체의 역할을 밑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고 있다.

-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가.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1984년 반대가 심했고 로브처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제일 어려운 점이 주민에게 이해를 시키는 것이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자체가 기술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부분을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분기마다 신문을 발행해 주민들에게 주요한 사실을 알리고 인터넷, 페이스북을 통해 로브처분장 뉴스를 수시로 알리고 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을 방문시키고 그 다음에 주민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문화적 행사나 경제적 행사에 전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로브처분장은 현재 공기, 물, 식물, 우유 등 1700개 항목에서 정기적인 환경시료를 채취해 조사 분석하고 방사선조사는 일, 주, 월간, 분기 단위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정보를 완전공개하고 있다.

-로브 처분장 유치로 지역의 경제적 혜택은 무엇이 있는가.
필립 달마뉴 시장=두가지 경제적인 지원이 있다. 슐랭두이시는 주민이 300명 정도의 작은 시인데 로브처분장에서 초기에 170만 유로를 투자해 도로 양로원 유치원 등 문화시설에 투자를 했더니 주변지역에서 슐랭두이 시로 이사를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년 200만유로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공개되지 않아서 충격이 크지 않았고 후쿠시마는 오히려 매스미디어에서 전세계적으로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됐기 때문에 원전 반대라는 어떤 견해들이 높아진 측면이 있는데.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원자력관련사업 중에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일을 맡고 있기 그래도 가장 덜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핵도 있고 친핵도 있지만 로브처분장은 이미 발생되어 있는 방사성폐기물쓰레기를 처분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나는 내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TV에서 목격했고 위험한 사고였지만 결국 이런 것들이 정부나 관계기관에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잘 알린 점이 우려를 많이 덜 수 있었다.

필립 달마뉴 시장=1980년대 로브처분장 사업 초기에는 프랑스에서도 정보제공을 잘 안했다. 95%의 주민이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정보공개회의를 개최해서 중앙정부에서 정보를 얻고 지역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이렇게 양쪽을 보면서 뛰어다니며 홍보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믿고 주민들이 덜 놀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라망쉬처분장 이후에 프랑스 정부가 3개 후보지역을 선정했고, 그중 95%의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브지역을 선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정부에서 3개 후보지역 중 주민들의 의사를 알아보기 전에 후보지역에 대한 지질 및 전반적인 검사를 했다. 경제적인 부분도 검토했다. 로브가 선정된 배경은 가장 안전하게 가장 싸게 가능했기 때문에 선정됐다. 그렇게 설정하고 주민을 설득하게 됐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들었다. 어떤 느낌을 받았나.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현장을 보고 감탄했다.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고 열심히 하더라. 질문이 많고 배우려는 자세가 눈에 띄었다. 특히 한국이 더 우수한 부분도 있다. 폐기물 인수시설은 한국시설이 최신장비이기 때문에 더 우수하기 때문에 부러웠다.

-울진 원전에서 유리화기술이 있는데 혹시 알고 있나.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프랑스에서도 유리화(고준위)하고 있는데 울진에도 그러한 시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시설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른다.

-천층방식에 비해 동굴방식은 장점은 무엇인가.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앞에서 천층방식이 좋다고 예찬을 했는데, 다시 동굴방식의 장점을 언급하려니 조금 난감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준위가 높아질수록 심지층 처분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반대여론에 대해 적극적은 노력을 통해 여론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경주시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정부와 공단에게 어떠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필립 달마뉴 시장=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은 주민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브처분장 주변지역 3천명이든 경주시민 27만명이든 주민들에게 일대일로 다가가 설명해야하는 것은 같다.

-2단계 천층처분방식에 대한 기술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안드라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또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에게 어떤 것을 전수해줄 것인가.
파트리스 토레스 센터장=한국에서도 모든 기술 갖고 있기 때지만 로브처분장의 40년 운영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술 자문정도를 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방폐물 처분에 관해 실수도 많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서 그 만큼 실수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도 안전에 대한 깊은 의지와 목적이 있기 때문에 로브 처분장 40년동안 실수를 통해 경험을 축적된 노하우(기술자문)를 한국과 나눠 한국 역시 시행착오가 없이 운영하면 그것이 곧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필립 달마뉴 시장=
경주시의회와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앞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전세계적으로 있기 때문에 스웨덴,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처분장 주민과 지자체끼리 국제적인 협의회를 만들어서 소통강화와 안전성 강화노력을 하려고 한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