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2배 40㏊규모 토카막‧조립빌딩 등 핵심시설 본공사 돌입
패티슨 로랑 ITER 건설팀장 “강화된 내진 설계와 지진감지설비 갖춰”

▲ 현지시각 5월 18일 오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ITER 국제기구 토카막 빌딩 건설현장 [프랑스 카다라쉬=공동취재단]

[프랑스 카다라쉬=공동취재단]인류의 가장 큰 숙제인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핵융합에너지. 가벼운 수소원자(중수소, 삼중수소)들이 서로 융합해 조금 더 무거운 헬륨원자가 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태양에너지의 원천이며 사용후핵연료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EU・러시아・일본・중국・인도 등 7개국이 공동으로 핵융합에너지를 통한 전기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개발에 뛰어들었고,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실험적인 연구이다.

지난 18일 국가핵융합연구소 공동취재단은 세계 최초로 진행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를 찾았다.

인공적인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넓게 펼쳐진 프로방스 지역에 40만㎡로 여의도공원의 2배에 달하는 40㏊ 규모 광대한 평야에는 토카막과 조립빌딩, 연료주기건물 등 바닥 기반 공사를 끝내고 핵심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철근과 기둥을 쌓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일일 평균 1000여 명, 가장 많은 시기에는 하루 4000명까지 투입되는 건설현장에는 자연적인 풍광을 가르며 거대한 크레인 5개가 움직이고 있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현장을 둥근 시계판으로 봤을 때 가장 핵심시설인 토카막이 시계판의 가운데 부분에 조립빌딩이 7시부터 10시 방향에 터를 닦아가고 있다. 조립빌딩은 국제협력 사업인 ITER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높이 60m에 달하는 거대한 흰 기둥이 10 여개 씩 늘어서 있는 조립빌딩은 ITER 각 회원국이 보내온 구성품을 조립하기 위한 공간이다.

건설현장 중심에는 핵심 시설 중 하나인 토카막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토카막 특유의 도넛 모양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철근이 둥근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었다. 토카막 아래에는 지하 2층 규모로 내진을 위한 설비를 갖췄다고 한다. 건설현장 앞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을 한층 강화한 내진 설비 내용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다.

패티슨 로랑 ITER 원자력건물건설팀장은 “조립빌딩은 ITER 회원국이 제작한 구성품을 조합해 하나로 만들어 내는 공간으로 부품의 무게도 각 80-1000t까지 천차만별인 만큼 이에 맞춰 1500t 규모의 크레인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토카막 아래 지하에는 강력한 지진에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내진 설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서 자리를 옮겨 조립빌딩 뒤편의 PF(Poloidal Field) 코일 조립동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시계판 4시와 5시 방향에는 테니스코트 하나만한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연못이 5개 줄지어 있었다. 핵융합발전 과정에서 쓰이고 남은 열을 식히기 위한 인공연못이다.

12시 지점에는 고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전기를 전달하는 송전탑이 마치 나무처럼 줄지어 늘어서있다. PF 코일 조립동은 배송되어온 PF 코일을 마치 낚싯줄을 릴에 감듯이 감는 공간이다. 이 코일은 토카막 안에서 자기장을 발생시켜 플라즈마를 원하는 모양대로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직은 건물 외관만 완공돼 내부는 비어있는 상태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장은 “현재 ITER의 실험로 건설은 10%도 채 진행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재원과 노력을 투입해 착실히 진행돼가고 있다”며 “한국도 토카막의 일부 제작을 맡고 실제 ITER와 가장 유사한 KSTAR를 구축해 연구함으로서 세계 경제 선진국의 위상에 맞춰 인류의 에너지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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