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원전소재 도시 지속가능 발전 위한 제2회 기장포럼’
9일 부산파라다이스호텔…원전 폐로‧해체경험 정보 공유
15개 도시 지자체장, 안전과 번영 논의 ‘공동선언문’ 채택

2014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는 439기로 이들의 발전용량은 약 3억7500만kw에 달하며, 전 세계 전력생산량의 11%를 차지한다.

2014년 한해 가동이 개시된 원자로는 5기, 영구 정지된 원자로는 1기, 건설이 착수된 원자로는 3기이다. 아시아는 장기적으로 원자력발전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 건설중인 원자로 69기 중 46기가 아시아에 소재한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은 낮으면 8%, 높으면 8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3년 예측과 비교하며 하향 조정된 수치이지만 일부 국가에서 당초 예상보다 가동을 조기 종료한 발전소가 있었고 계획된 신규 원전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에너지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국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는 한 국가와 도시, 그리고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에 전 세계 원전이 소재하고 있는 지방정부가 운명공동체로 원전지역으로 인한 여러 문제와 그 해결방안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기장군(군수 오규석)은 8일부터 10일까지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7개국 15개 원전소재도시 지자체장 및 원자력 전문가 100여명이 모여 ‘원전소재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2회 기장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최초 원전소재도시 ‘기장군’ 국제포럼 구상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전설비 보유국가로 총 23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9기를 건설하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원자력발전량은 156,406GWh으로 국가 전력의 약 30%를 공급하고 있으며, 원자력 도입 38년 만인 2009년 UAE와 한국형 원전수출 계약 체결로 반세기만에 원전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이 소재한 도시들과 해당 국가들에게 원전의 안전성 확보 방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던져줬다. 이에 기장군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가 소재하고 있는 도시로서 다른 어떤 지역보다 주민의 안전과 번영이 최우선이라는 취지에서 국제포럼을 구상했다.

2012년 11월에 개최된 ‘제1회 기장포럼’은 세계 원전소재도시 지자체장들과 함께 원자력발전소‧원전소재도시들의 문제와 이슈 및 발전 방향을 가치중립적(Value neutral)관점에서 서로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했다.

또 ‘공동선언문’에 따라 이미 지구상의 에너지 원천으로 자리한 원자력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실질적인 안전과 번영을 위한 공동의 지혜를 모아 원전 소재도시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자 했다.

오규석 기장군수(기장포럼 조직위원장)는 “기장포럼은 세계 원전소재 도시들의 문제와 이슈, 그 구체적인 해결과정과 방법 등을 소개함으로써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나름의 대안과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7개국 15개 원전소재도시 ‘원전 협의체’ 결성
‘제2회 기장포럼’에는 ▲미국(웨인즈보로) ▲영국(셀라필드) ▲프랑스(플라망빌) ▲캐나다(클레링톤, 브루스) ▲일본(겐카이, 히가시도리, 도카이, 오마에자키) ▲베트남(닌투언성)과 기장군을 포함한 국내 원전소재도시 4곳(영광, 울진, 울주, 경주)이 정식 회원도시로 참여해 총 7개국 15개 도시 지자체장과 원자력 관계 전문가가 참석했다.

주요 인사로는 캐나다 클라링턴 시의 아드리안 포스터(Adrian Foster)시장, 브루스소진쇼시의 마이크 스미스 (Mike Smith) 시장, 프랑스 플라망빌시의 패트맄 파우천 (Patrick Fauchon) 시장, 일본 겐카이시의 히데오 키시모토 시장을 비롯해 히가시도리시의 야수오에치젠, 오마에자키시의 시지오 이시하라 시장, 영국의 셀라필드 전문가인 마크 와레잉(Mark Wareing), 미국 웨인스보로사의 헤르만 브라운(Herman Brown) 부시장 등이다.

9일 열린 포럼은 ‘원전소재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대주제로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되는 세션1은 원전소재 도시의 안전과 번영(좌장 안준호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대우교수/前 IAEA 선임핵사찰관), 세션2에서는 원전운영의 전주기관리방안(NPP Lifetime management), 폐로의 영향과 향후 지역발전을 위한 대책(좌장 이재우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펼쳤다.

세션3에서는 양명승(前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영산대 에너지환경연구소 석좌교수가 ‘기장포럼의 미래 발전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전체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또 10일에는 참석자들이 고리원전 방문하는 등 산업시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강기식 IAEA 기술부문장은 2회째를 맞이하는 세계 최초의 원전소재도시 공동협력체의 모범적인 역할과 기장포럼 개최 취지에 공감한다는 내용과 더불어 원전의 전주기관리(Lifecycle management) 방안에 대한 기조연설을 발표했다.

아울러 기장포럼에 참석하는 세계 원전도시 대표자들은 ‘원전소재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원전 소재 도시 교류와 협력 및 원전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에도 뜻을 모은다.

이의 구체적인 사항으로는 ▲지자체의 원전관련 조직 및 전문인력 확보방안 공유 ▲원전사업자와 주민과의 소통체계 마련 및 경험 공유 ▲원전폐로 관련 제도 및 주민참여방안 마련 ▲지역의 방사성폐기물 저장 현황 공유 ▲포럼의 실무협의체 구성 ▲교육, 관광, 산업 등 非원전분야까지 교류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국제협의체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 모색 ▲참가도시의 소통의 장으로 포럼의 공식 웹사이트 적극 활용 등을 논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장문희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최근 폐로를 앞두고 있는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원전건설·운영에 따른 수명연장, 폐로, 핵폐기물 등 후반주기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장포럼은 폐로를 먼저 경험한 원전소재도시의 선진적인 폐로기술, 관련 제도 및 추진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의하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 회장은 “폐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단순히 찬반을 논하는 장이 아닌 원전운영과 직접 관련이 있는 원전소재 자치단체장과 원전전문가들이 모여 가치중립적(Value neutral) 관점에서 원전의 안전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다룬다는 점에서 기장포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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